[미디어펜=박소윤 기자]김대헌 호반그룹 사장이 전사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며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사업 확대와 신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 데 이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대헌 기획총괄사장은 호반그룹 창업주인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23세에 호반건설 주택으로 입사하면서 그룹 경영에 발을 들였다. 이후 미래전략실 전무와 기획부문 대표 부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2020년 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직에 오르며 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그는 '젊은 피' 리더답게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2019년에는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를 추진하는 등 그룹의 신사업 확장에 힘을 실었다.
실제 김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호반그룹은 기존 건설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배경 역시 이 같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호반그룹은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을 비롯해 대한전선, 삼성금거래소 등 다양한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먼저 본업인 건설사업에서는 단순 도급 수익을 넘어 도시정비와 복합개발 등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주택건축사업실 산하 1개 팀이 담당하던 개발 기능을 4개 팀으로 정비, 사업 추진 역량을 끌어올렸다.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지난해 신설된 서울사업소를 통해 서울·수도권 주요 사업지를 집중 공략 중이다.
비건설 계열사의 존재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효자' 계열사 대한전선은 지난해 연매출 3조6360억 원을 거두고 주요 건설 계열사의 합산 실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2024년에도 3조29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호반건설·호반산업 매출(2조3777억 원)을 상회했다. 과거 건설업에 집중됐던 그룹 수익 구조가 에너지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4분기에만 약 8300억 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고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3조6633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2021년 호반그룹 편입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각각 16.2%, 34.4%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대한전선의 수익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탈탄소 기조 확산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등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의 꾸준한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해외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유럽을 찾아 현지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전력 고도화가 진행 중인 유럽 시장을 핵심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첫 현장경영 일정으로 대한전선 충남 당진공장을 찾은 점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날 김 사장은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되는 초고압케이블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하고 AI 기반 업무 자동화 시스템과 생산라인 자동화 설비 운영 현황 등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경쟁력 강화 차원의 행보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은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주요 글로벌 시장"이라며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미래 핵심 사업의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