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아이웨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기존까지 트렌디한 디자인이나 자외선 차단 같은 단순 기능성 중심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빅테크의 첨단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글래스'가 일상 패션 소비 채널로 침투하며 판도를 뒤흔드는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 입점한 젠틀몬스터 매장 전경./사진=김견희 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 패션 전문 기업 한섬은 최근 자사 온라인 편집숍 'EQL(이큐엘)'과 서울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 'EQL 그로브' 매대에 에실로룩소티카와 메타가 협업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글래스 '오클리 메타'를 배치했다. 과거 전자기기로 분류돼 가전 매장이나 테크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유통되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패션계의 핵심 유통망에 자리한 것이다.
이는 스마트 아이웨어 시장 주도권이 칩셋이나 카메라 성능 등 기술적 스펙을 넘어 디자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경은 얼굴에 직접 착용하는 디바이스인 만큼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비자가 일상에서 거부감 없이 착용할 수 있는 브랜드 철학과 미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시장의 시각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삼성전자와 구글 연합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행사 'I/O 2026'에서 하반기 출시할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파트너로 국내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낙점했다. 삼성전자와 구글 연합은 해당 행사에서 젠틀몬스터와 협업한 AI 글래스를 공개했는데, 해당 제품은 음성 기반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오디오 글래스 형태다. 제품 출시는 올해 가을로 예정됐다.
메타 역시 아이웨어 레이밴 메타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블랙핑크 제니를 발탁하는 등 철저히 패션과 트렌드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며 대중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첨단 기술이 디자인에 기대어 소비재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이다.
젠틀몬스터가 구글 및 삼성과의 기술 협업으로 만든 차세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사진=젠틀몬스터 제공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시장 진입을 위한 포석 마련에 나섰다. 무신사는 지난 1월 아이웨어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며 자체 라인업 준비에 한창이다. 무신사에서 준비하는 아이웨어 제품은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스마트 글래스와는 또 다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름 아이웨어 시장은 AI 스마트 글래스와 자체 브랜드 간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 스펙이나 가성비를 넘어 소비자의 패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디자인 역량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