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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7000조 시대의 역설…개미들 눈물짓는 코스닥

입력 2026-06-02 11:34:06 | 수정 2026-06-02 11:34:02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700선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700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코스닥 지수는 연일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양대 증시 간 극단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되면서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시장은 심각한 수급 공백 사태에 직면해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700선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700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코스닥 지수는 연일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양대 증시 간 극단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2.23포인트(3.68%) 폭등한 8788.38에 장을 마감했다. 장초반 8500선과 8600선을 연이어 터치한 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최고 8874.16포인트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역시 장중 7000조원 고지를 가볍게 넘어섰다.

이러한 기록적인 폭등장을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 대장주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샘플을 출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한 투자심리가 유입됐다. 삼성전자는 10.09% 급등한 3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 역시 1.29%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351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랠리를 주도했다.

하지만 축포를 터뜨린 코스피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코스피 지수가 3% 넘게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음에도, 유가증권시장 전체 등락 종목을 살펴보면 상승 종목은 상한가 4개를 포함해 179개에 불과했다. 반면 하락 종목은 732개에 달해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4배에 육박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등 극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강제로 끌어올린 착시 현상인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코스피의 독주 속에 철저히 소외된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77포인트(2.30%) 급락한 1050.03에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801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66억원, 291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시장의 등락 종목은 상한가 6개를 포함해 상승 224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무려 1478개에 달했다. 에코프로비엠(-4.61%), 알테오젠(-0.81%), 에코프로(-6.19%), 주성엔지니어링(-7.25%)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마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붕괴됐다.

이 같은 극단적 양극화의 핵심 원인은 대규모 수급 블랙홀 현상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기대감에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확실한 실적과 내러티브를 갖춘 대형 반도체주로만 집중되면서, 코스닥 시장은 심각한 수급 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1분기 기준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등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진 점도 쏠림을 부추기고 있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최고치 경신 뉴스 속에서도 계좌 잔고가 녹아내리는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반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짐에 따라 하반기에도 코스닥 소외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중소형주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에 모든 수급이 쏠리고 있는데 한국 증시는 더욱 극단적"이라며 "한정된 시장 수급은 결국 실적과 내러티브가 뒷받침되는 인공지능 주도주로의 쏠림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 또한 "과거 사례를 볼 때 흔히 쏠림을 비이성적 과열로 평가하지만 당시 주도주들은 단순히 미래 이익 기대만 컸던 것이 아니라 지금의 반도체처럼 이미 이익 성장 속도가 매우 빨랐다"면서 "버블 막판으로 갈수록 쏠림은 해소되기보다 심화되는 경향이 있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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