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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술 안마셔요"…저도주 확산에 소주 '16도' 벽도 깨졌다

입력 2026-06-02 16:09:03 | 수정 2026-06-02 16:08:59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주요 주류업체들이 소주 제품 알코올 도수를 꾸준히 내리면서 '16도'의 벽이 무너졌다. 저도주 트렌드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대중적인 주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적으로 '독한 술'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모습이다.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된 소주 제품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조정한다. 2년4개월 만의 리뉴얼로, '참이슬 후레쉬'는 지난 2020년 5월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낮춘 지 약 6년 만에 15도대에 진입하게 됐다. 하이트진로는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저도화 트렌드와 깨끗한 음용감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관계자는 “저도화 트렌드로 소비자 도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 이번 리뉴얼을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의견과 시장 변화를 반영해 참이슬만의 깨끗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독기 빼기'는 20여 년간 꾸준히 이어져 왔다. 롯데칠성음료는 2006년 '처음처럼'을 20도의 벽을 깬 19.8도로 선보였다. 이후 △2014년 17.5도 △2018년 17도 △2019년 16.9도 △2021년 16.5도 △2025년 16도 등 리뉴얼마다 '부드러움'을 강조해 왔다.

하이트진로 대표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도 첫 출시인 2007년 19.8도로 시작해 △2012년 18.5도 △2014년 17.8도 △2018년 17.2도 △2019년 17도 △2020년 16.9도 △2021년 16.5도 △2024년 16도 등 꾸준한 리뉴얼을 거치며 '소주 저도화'를 주도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약 20년 만에 소주 도수가 4도 이상 낮아진 셈이다.

주류업계에서는 소주 알코올 도수 인하가 소비자 입맛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헬시플레저’ 열풍과 가벼운 음용 문화가 소주 시장 지형도를 뒤바꿔놓았다는 분석이다. 기존 취하기 위해 마시던 음주 문화가 즐겁게 마시는 문화로 변화하면서, 소주 특유의 강한 알코올 향을 덜어내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은 소주 비음용층의 신규 유입보다는, 기존 소주 소비층이 보다 가벼운 술자리를 원할 때 부담 없이 소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주는 차원”이라며 “단순히 도수를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취향에 맞추기 위해 첨가물 등 레시피를 세밀하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소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서도 수요층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를 소주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대중적인 포지션으로 두고, '진로'는 MZ세대를 타깃으로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내는 데 집중했다. 옛날 소주 맛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등을 겨냥해선 20.1도의 '참이슬 오리지널'을, 프리미엄 증류주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일품진로' 등을 운영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도 대표 제품 '처음처럼' 외에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새로', 과즙을 더해 쓴맛을 줄인 '새로 살구·다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최대한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 소비자들이 술을 마시는 양과 횟수 모두 줄어들고 있는 만큼, 꾸준한 소주 리뉴얼은 독한 술을 기피하는 젊은 층에게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품을 리포지셔닝하는 과정”이라며 "소비자 입맛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라면이나 음료가 나트륨과 당 함량을 조절하는 것처럼, 소주 역시 같은 맥락으로 알코올 도수와 맛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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