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블록버스터 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잇달아 개발에 나서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와 지미 웨이 차임 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2일 업계에 따르면 듀피젠트가 오는 2029년 전후로 주요 특허가 만료될 경우 휴미라와 스텔라라에 이어 대형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각국 규제당국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요구되는 임상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면서 개발 환경도 용이해졌다.
◆차세대 바이오시밀러 격전지로 떠오른 듀피젠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 듀피젠트 시밀러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종근당이다. 앞서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 ‘CKD-706’이 EMA(유럽의약품청)과 영국 MHRA(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CKD-706 1상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듀피젠트와의 약동학(PK) 동등성을 입증하고 약력학(PD)·안전성·면역원성을 비교하는 내용으로 설계됐다. 듀피젠트 시밀러로는 처음으로 유럽에서 임상 승인을 받은 사례인 만큼 종근당이 글로벌 시장 진입에 한 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최근 차임바이오로직스와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상업화에 관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며 레이스에 공식 합류했다. 양사는 두필루맙 시밀러의 세포주 개발부터 공정 확립, 상업 생산까지 포괄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임상 및 허가, 판매 전략도 공동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은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분야로 사업 축을 넓히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자가면역질환·당뇨병 등에서 바이오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어 듀피젠트 시밀러를 통해 글로벌 면역질환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듀피젠트 시밀러를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점찍었다. 모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두필루맙을 포함한 6개 신규 후보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하고 2030년까지 전체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2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자가면역질환·안과·종양 등 10종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시밀러 11개를 전 세계 40여개국에 출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두필루맙 등 차세대 면역질환 치료제 시밀러를 더해 향후 특허 만료가 줄줄이 예정된 블록버스터들의 후발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적응증 확대가 만든 27조 원 시장
듀피젠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현재 매출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적응증 확대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실제 듀피젠트는 출시 초기 아토피 피부염 중심의 치료제였지만 이후 천식, 만성 부비동염, 결절성 양진, 호산구성 식도염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 왔다. 최근에는 COPD 치료 영역에서도 사용 범위를 확대하며 환자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급여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처방 기반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경우 약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침투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듀피젠트가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대표 격전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미라와 스텔라라가 특허 만료 이후 대규모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형성한 것처럼 듀피젠트 역시 후속 시장을 이끌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단순 복제 경쟁을 넘어 생산 능력과 공급 안정성, 적응증 확대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경쟁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듀피젠트는 향후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