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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③] 도입 확대 ‘딜레마’…“관리·공존 숙제 산더미”

입력 2026-06-04 17:23:23 | 수정 2026-06-04 17:38:13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로봇의 산업 현장 투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제조업과 AI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사람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생산 현장에 투입돼 제조 공정 전반의 자동화 수준이 한층 고도화되고, 산업 구조 전반에도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산업 전반에 걸쳐 RX(제조업 등 산업내 로봇 전환)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 안전 문제 등 사회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미디어펜은 이번 기획을 통해 향후 관련 산업의 발전 방향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로봇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산업 현장은 물론 향후에는 일상생활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난을 해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는 반면 일자리 감소와 안전 사고 등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관련 법·제도 정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봇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산업 현장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일자리 감소, 안전 문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라보나킥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자동차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억 달러 수준에서 2035년에는 378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현재 20억~30억 달러인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35년 2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로봇 도입 움직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반도체 생산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7년 초도 양산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도입은 산업 현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면서 작업자의 업무 강도를 줄이고, 산업재해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또 로봇은 24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품질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인력 부족을 겪는 산업군에서는 이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무 강도가 높은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을 투입해 인력 공백을 보완할 수 있으며, 향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 역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 현장 외에도 서비스업, 의료, 돌봄, 가정 등에도 로봇 도입이 확대되면서 향후에는 로봇이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축소·안전 문제 등 부작용 우려도 확산

그러나 로봇 도입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 역시 발생할 것으로 우려도 제기된다. 먼저 일자리 감소 문제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로봇이 단순 업무부터 물류 등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업들의 고용 축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도 있다. 고숙련·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이어지는 반면 저숙련 노동자들이 맡던 업무는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나온다. 

안전 문제 역시 발생할 수 있다. 산업 현장 내에서 로봇의 오작동이나 AI 기반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작업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시스템 오류나 기술적 결함은 최악의 경우 산업재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로봇 도입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는 노조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에 대해 노사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도 로봇 확대 도입 과정에서 고용 안정 장치 마련과 노동조건 변화에 대한 노조 협의를 의무화하는 단체협약 조항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이 본격화되면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는 현대차와 기아 노조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다른 산업군에서도 일자리 감소와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 육성 넘어 사회적·제도적 대비책 마련 필요

이에 산업계 내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사회적·제도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로봇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일찌감치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만들어 국가 차원의 로봇산업 발전계획 수립하고, 로봇 R&D와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 도입에 따른 안전과 책임, 사회적 영향에 초점을 맞춘 법이나 제도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로봇 확산에 대비한 법이나 제도 마련이 진행 중이다. EU에서는 AI 법을 마련해 AI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특히 로봇의 경우 ‘고위험 AI’로 분류돼 엄격한 안전성·투명성 기준과 인간에 의한 감독 의무가 적용된다. 또한 보안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사후 모니터링 의무도 있다. 

중국에서도 앞으로 생산되는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에 고유한 ID코드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로봇을 관리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산업계 내에서는 육성 중심 정책에서 더 나아가 ‘관리와 공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전 인증 체계부터 사고 발생 시 책임 규정, 개인정보 보호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자리 감소 충격 완화를 위한 방안과 직원들의 재교육 정책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로봇이 우리 생활 속에서 자리 잡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노조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직무 전환 등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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