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자본 시장에서 10조 원 규모의 몸 값 기대감을 얻고 있는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유통망을 무기로 '한국판 로레알'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화장품 제조·판매사를 넘어 K뷰티의 글로벌 B2B(기업간거래) 공급망 자체를 보유한 거대 뷰티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뷰티 브랜드 조선미녀 팝업스토어에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사진=구다이글로벌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모건스탠리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4월부터 주관사단 인력이 구다이글로벌 본사에서 상주 근무를 시작한 가운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성공적인 IPO를 위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주요 계열사인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종속기업이던 '스킨천사'를 지난해 흡수합병해 브랜드 운영 구조를 일원화했다. 비씨씨코리아 등 일부 자회사의 처분 작업도 병행했다. 최근에는 중간 지배기업 격인 티엠뷰티의 크레이버 지분율을 기존 85.37%에서 97.29%까지 끌어올리며 지배력도 굳혔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들여다보는 '복층 지배구조' 요소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법무본부장으로 영입하며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도 고도화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화장품 전문관 전경. 기사와는 무관./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 M&A·공급망 내재화...독보적 수익 경쟁력 구축
시장에선 구다이글로벌의 10조 원 기업가치의 핵심 경쟁력으로 전방위적인 M&A를 통한 탄탄한 인디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에 따른 리스크 분산, 그리고 탄탄한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를 꼽는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조선미녀' 인수를 시작으로, 2024년 기초 스킨케어 강자 '스킨1004(크레이버)', 색조 메이크업 '라카코스메틱', 글로벌 메가 히트 브랜드 '티르티르' 등을 잇달아 품으며 덩치를 키웠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과거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까지 품에 안으며 특정 국가나 카테고리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브랜드 연합체를 확보했다.
단순 브랜드 확장을 넘어 글로벌 유통망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는 점도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 2월 북미 핵심 뷰티 벤더사인 한성USA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타깃, 얼타뷰티 등 현지 주류 오프라인 채널에 직접 진입할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성USA를 통해 타깃과 얼타뷰티에 구다이글로벌이 보유한 브랜드 제품의 우선 입점은 물론 해외 벤더사에 지불하던 중간 수수료를 내재화해 영업이익률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타 K뷰티 브랜드가 북미 리테일에 진입할 때 수수료 마진도 거둘 수 있는 B2B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작년 매출 전년비 3배 늘어...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자본 시장의 이목은 구다이글로벌이 향후 상장 과정에서 받을 기업가치 재평가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K뷰티 대장주로 꼽히는 K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APR)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뷰티 기기(하드웨어)의 교체 주기와 경쟁 심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에이피알과 달리 구다이글로벌은 촘촘하게 분산된 다수의 히트 브랜드와 B2B 유통 채널 확보라는 무기를 동시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와 유통 마진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수익 구조가 주식 시장에서 훨씬 높은 기업 가치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구다이글로벌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1조4718억 원,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378억 원에서 약 98% 증가한 2734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파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낸 만큼, 시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의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은 유망 브랜드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 속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면서, 사실상 한국판 로레알을 지향하는 기업"이라며 " K뷰티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타면서 우호적 환경과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사업모델에 대한 시장의 이해만 확보된다면 하반기 공모 시장에서 충분히 높은 몸값을 인정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