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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개편에 투자 한파"… 제약업계, R&D 자회사 '합병 카드' 만지작

입력 2026-06-05 14:29:32 | 수정 2026-06-05 14:29:20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정부의 약가 개편이 제약사들의 R&D(연구개발) 조직까지 흔들고 있다. 한때 신약개발 조직을 떼어내 외부 투자와 상장을 노리던 제약사들은 최근 R&D 자회사를 다시 본사로 흡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수익성 방어와 연구개발 효율 두 과제를 동시에 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R&D 전문 자회사와의 흡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망 사업부를 분리해 독립적으로 투자 유치를 받던 과거 방식 대신 본사로 자산과 인력을 다시 모아 연구개발과 사업조직을 일원화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과 바이오 투자시장 냉각이 꼽힌다.

일동제약그룹 본사 전경,/사진=일동제약



◆R&D 비중 높여라…냉각된 투자시장도 이유

제약사들이 자회사 합병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로는 약가 제도 변화가 거론된다. 정부 개편안은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기존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5%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높은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에는 약가 우대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매출 1000억 원 미만 기업은 R&D 비율 9% 이상,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7% 이상이 핵심 요건이다.

해당 기준은 제네릭 비중이 높은 중견 제약사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기존처럼 연구개발 조직을 별도 자회사로 떼어놓으면 연결 기준으로는 R&D 투자 규모가 커 보여도 본사 기준 비율이 낮아져 약가 우대 요건 충족이 어렵다. 자회사를 다시 흡수해 연구개발비와 인력을 본사 안으로 편입해야 수익성 방어와 제도 대응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투자시장 여건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과거에는 R&D 조직을 분사해 기술특례상장이나 외부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를 키우는 전략이 유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이오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상장 문턱도 높아져 분사 전략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약가 인하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가운데 본사가 자회사의 인력과 설비를 직접 관리해 의사결정을 단순화하고 신약 상용화 시점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신약개발 신속하게…일부 기업은 주주와 입장차

휴온스글로벌이 지난 4일 성남 판교 사옥에서 자회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과 소통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휴온스그룹



일동제약은 오는 16일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 등 시장 상황과 제도적 여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R&D 자산을 내재화해 신약개발을 연속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노비아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과 P-CAB 계열 소화성궤양치료제 파이프라인 등을 맡아온 만큼 이번 합병은 단순한 조직 재편을 넘어 핵심 파이프라인 통제력을 본사로 되돌리는 의미도 있다.

HLB 역시 연구개발 기능을 본사 중심으로 통합하는 흐름에 올라탔다. HLB는 지난해 말 R&D 전문 자회사 HLB사이언스를 합병했다. HLB는 연구개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조직 운영 최적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임상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어 R&D 자산을 한데 모아 의사결정 속도, 자금 집행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다.

휴온스도 이런 흐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진통을 겪고 있다. 휴온스는 휴온스생명과학에 이어 휴온스랩과의 합병도 추진하며 연구개발 역량 내재화와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과정이 승계 목적과 맞물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휴온스그룹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자회사 간 합병은 연구개발과 생산, 사업 역량을 통합해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일 뿐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한 "휴온스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이 안될 경우 막대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건복지부 정책 기조에 호응하고자 연구개발비를 확장하고 있으며 합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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