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이동철 전 KB금융그룹 부회장이 내정되면서 여전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이 내정자는 수익성 개선과 규제 완화, 신사업 진출 등 업계 현안 해결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전날 개최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은 이 전 부회장을 회장 후보자로 총회에 단독 추천했다. 이 후보자는 오는 16일 개최될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민간 출신은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업계는 이 후보자의 전문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후보자는 196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에서 뉴욕주 변호사를 취득했다. 이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CSO), KB국민카드 대표 등을 거쳐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했다.
KB국민카드 대표 시절에는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출범해 10개월 만에 조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 태국 제이 핀테크 지분 인수를 통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태국 소비자금융시장에 진출하는 등 국내 카드시장이 정체되자 해외 시장 확대에 공을 들였다.
또 그는 중고차 시장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며 자동차할부금융을 확대해 가맹점수수료 인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3연임에 성공했고 이후 지주 부회장으로 금융권 전반의 경영 경험을 넓혔다.
이 후보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과제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 문제다.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현재 영세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이 0.4%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더 이상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또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자금 조달의 대부분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에 의존하는데 최근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조달비용이 늘게 됐다.
여기에 경기 둔화와 연체율 상승,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 기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사들은 프리미엄카드 출시를 통한 연회비 수익 확대, 법인카드 확대, 데이터 사업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규제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러한 한계 상황 속에서 카드사들이 단순한 결제 회사를 넘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협회는 업계를 대표해 금융당국과 국회 등을 상대로 규제 개선을 건의하고 제도적 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대관 능력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 카드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점찍고 이를 활용한 미래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준비 중인 만큼 관련 현안에 대한 대응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가 6.3 지방선거 이후 속도를 낼 전망인 가운데 발행 주체가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카드사들은 유통·결제망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업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민간 출신 회장이 업계의 생존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며 “높은 업계 이해도와 정무적 감각을 바탕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업계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 당국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