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외국인 118조 엑소더스'에 환율 1560원 돌파

입력 2026-06-07 10:35:25 | 수정 2026-06-07 10:35:09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외환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 증시에서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맞물리면서 원화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외환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2시 마감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1.5원까지 급등한 뒤 전일 주간 종가 대비 19.9원 오른 15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공항 환전소에서는 이미 현찰 매도 기준 환율이 1624.0원을 기록하며 체감 환율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490.98원을 기록하며 1998년 1분기 이후 2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올해 전체 평균 환율 역시 1477.06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겼다. 특히 이달 들어 원화 가치는 일주일 새 3.48%나 급락해 전쟁 중인 러시아(-3.54%)를 제외하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일본 엔화나 대만 달러 등 아시아 주요국은 물론 신흥국 통화와 비교해도 낙폭이 압도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행진이다. 외국인들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18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시에서 이탈한 막대한 자금이 달러 환전 수요로 직결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쏠림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렸고, 이는 달러인덱스를 100선 위로 단숨에 밀어 올렸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도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당국은 환율 급등세에 구두 개입을 단행하며 시장의 기대심리를 꺾으려 했으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투기적 수요와 막대한 외국인 매도 물량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거래량이 적은 야간 거래에서 환율 변동성이 극대화되며 이튿날 주간 개장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당국의 경계 심리는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환율 장기화로 인한 경제 전반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동발 고유가 충격이 겹치면서 지난 3월과 4월 수입물가지수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이후 3년 반 만에 20%대로 뛰어올랐다. 이는 취약계층과 내수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물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환율 향방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코스피 내 외국인 비중을 고려할 때 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이 150조원에 달할 수 있어 3분기까지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시장 수급이 매수 쪽으로 쏠려 있어 상단을 1590원대나 1600원 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반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와 거시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1400원대 중후반으로 하락 안정화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상존한다. 수출 기업들이 쥐고 있는 달러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완화될 경우 환율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