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SK에코플랜트의 재무건전성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전통적인 건설에 더해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 산업용 가스·소재, 자원순환 등 AI 인프라 전방위 밸류체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가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비록 기대했던 기업공개(IPO)는 연기됐으나 이같은 실적 상향을 앞세워 내실을 다지며 몸값을 더 키울 기회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 본사 입구./사진=SK에코플랜트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FI(재무적 투자가)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132만7868주를 6500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이는 올해 7월 안으로 예정했던 IPO가 정부의 중복상장 심사 기준 강화로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기대했던 IPO가 무산됐으나 SK에코플랜트로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회사 실적이 날이 갈수록 상향되고 있는 만큼 추후 다시 IPO를 시도한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1916억 원과 31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6%와 39.7% 증가했다. 올해 1분기도 상승세다. 1분기 연결 매출액은 4조8997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4584억 원) 대비 약 9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14억 원으로 무려 1262%나 급증했다.
부문별로 보면 성장 동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명확하다. AI 인프라 구축·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을 담당하는 Hi-Tech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8441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746억 원으로 75% 늘었다. 반도체 재사용 모듈 제조·유통과 전자 폐기물 재활용을 맡는 Asset Lifecycle 부문은 같은 기간 5568억 원에서 2조 3555억 원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와 산업용 가스를 다루는 Gas & Material 부문도 842억 원에서 2053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들 부문 실적 성장 배경에는 그룹 계열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 등에서 발주한 대형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자리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현재 1기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계획상 4기까지 예정돼 있다. 1기 완공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주가 예정된 셈이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호남 지역 신규 프로젝트 가능성도 거론된다. SK그룹 차원에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반도체·AI DC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만큼, 그룹 내 수요 기반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1분기 실적에 대해 "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루면서 반도체 파운드리,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소재·가스, 자원순환 등 전방위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며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적 덕분에 재무건정성도 좋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가 1년 이내 갚아야 할 금융성 단기부채(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 합산)는 2조9295억 원이다. 이는 2024년 말 5조1533억 원 대비 43% 줄어든 수치다. 단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2조3134억 원에서 1조7370억 원으로, 1년 이내 갚아야 할 유동성 장기부채는 2조8399억 원에서 1조 1925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개선 중이다. 제63기 말 233%에서 제64기 말 192%, 올해 1분기 말 176%로 꾸준히 낮아졌다. 부채 절대액이 줄어든 데다 자본총계가 같은 기간 5조612억 원에서 6조4674억 원으로 늘어난 효과가 맞물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AI 전환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비록 IPO는 무산됐으나 이를 기회로 더욱 더 내실을 다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