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극심한 내분에 빠졌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한 데 이어 당내 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까지 장 대표 퇴진론에 가세하면서다. 장 대표는 사퇴론을 일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당권파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고 지적했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계파가 아닌 당원들을 위해 일하라"고 장 대표를 엄호했다.
여기에 '당원게시판 징계' 문제로 장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한동훈 무소속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사퇴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더욱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수는 재건돼야 하는데, 그 보수 재건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것이 장 대표"라며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 정점식 원내대표. 2026.6.11./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까지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동시에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에게 장 대표 거취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소집해달라고 요구했다.
거취 압박을 받고 있는 장 대표는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청래도 물러나라, 나도 물러나라…가위바위보 할 판"이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장동혁이 정신승리? 그들의 정신패배!"라고 적었다.
특히 장 대표는 에스티아이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에 불만족한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지도부 책임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9.4%로 집계됐다. 이는 동의한다는 응답(36.0%)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처럼 장 대표가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있고, 당내에서도 지도부 교체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의총이 열리더라도 결론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싼 계파 간 갈등만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일정 수 이상의 의원들이 의총을 요구하면 소집을 해야 하는 것이니 의총은 열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의총을 연다고 해서 엄청난 대안을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 몇몇 목소리 큰 의원들이 얘기하고 끝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처럼 장 대표를 쫓아내는 방식의 지도부 교체에는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라며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물어 물러나라는 것인데, 명분이 빈약하지 않나. 실상은 차기 당권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의총 개최 여부의 열쇠를 쥔 정 원내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요일까지 고민하고 일자를 확답하겠다고 말했다"며 "어제는 취임 첫날이었고, 여러 가지 일정 등으로 인해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조금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에스티아이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10일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7.9%(총 통화 1만2705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