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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개혁 쟁점은…“자율성 주되 책임 따라야, 인위적 통폐합은 없을 것”

입력 2026-06-16 09:02:52 | 수정 2026-06-16 09:05:04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협개혁추진단이 농협법 개정을 위한 1차 개혁안 추진 현황과 주요 쟁점에 대한 정부 검토 방향을 공개한 데 이어 경제사업과 지배구조 개편 등을 담은 2차 개혁안 논의 방향을 제시했다. 

농협개혁추진단이 농협법 개정을 위한 1차 개혁안 추진 현황과 주요 쟁점에 대해 공개한 데 이어 경제사업과 지배구조 개편 등을 담은 농협 개혁 2단계 추진의 계획을 밝혔다./자료사진=농협중앙회



정부합동감사에서 드러난 농협중앙회 운영상의 총체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농협 개혁 논의가 제도 개선을 넘어 조직 구조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협개혁추진단은 지난 1월 말 출범 이후 두 차례의 당정협의를 거쳐 농협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현재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과 대안을 반영해 세부 내용을 보완하고 있다.

개혁은 내부통제·감사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중앙회장 선거제도 개편을 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추진단은 최대한 조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차 개혁안의 핵심 쟁점은 독립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이다.

정부안은 중앙회 내부 감사기능과 조합 감사기능을 통합해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앙회와 지주회사, 자회사, 회원조합까지 포괄하는 감사체계를 구축해 그동안 지적돼 온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농협중앙회는 감사위원회 신설 시 최대 1500억 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추진단 현재 조합감사위원회 인력 232명과 지주·자회사 감사 인력을 활용하면 현행 250명 수준을 활용해 연간 500억 원 수준에서 운영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15일 농식품부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개혁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조직을 유지한 채 외부 인사만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며 “감사기구의 외부 독립은 농협 개혁의 핵심으로 타협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중앙회장 선출방식은 현재 1110명의 조합장이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에서 약 187만 명의 조합원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차기 회장 선거부터 직선제를 도입한 뒤 2031년부터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연계해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쟁점은 선거 비용을 둘러싼 시각차다. 농협은 직선제 도입 시 약 406억 원의 위탁비용(1인당 1만7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선관위의 전국 단위 선거 기준을 적용하면 208억~228억 원 수준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선거비용의 부담을 농협은 정부 비용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농식품부는 농협 내부 대표자 선거인만큼 원칙적으로 농협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조합원 정보공개 확대도 주요 개혁 과제로 꼽힌다. 당초 개혁안은 조합원 1인에게도 회계장부 열람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기준이 완화됐다. 

현재는 100인 이상 또는 조합원 3% 이상 동의를 받아야 열람이 가능하지만, 정부는 20인 이상 또는 3% 이상 동의를 얻으면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협동조합의 특성을 감안하면 상법상 소수주주권보다 더 폭넓은 정보 접근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사추천위원회 개편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농식품부 추천 인사 1명을 포함해 외부 전문가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 측은 정부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직접 인사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추천위원 1명을 추천하는 수준”이라며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개혁추진단은 1차 개혁안 입법 이후 경제사업 활성화와 지배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2차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차 개혁안은 경제사업 분야에서는 품목별 조직화, 판매조직 광역화, 도시농협의 농산물 판매 기능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신용사업 수익이 많은 도시농협이 상생기금 등을 통해 농촌농협의 경제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조합원 제도 분야에서는 청년·여성 조합원 확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팜 확산 등을 고려해 품목조합 가입 기준을 현실화하고, 청년층의 출자금 부담을 낮춰 조합 참여 문턱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역시 2차 개혁안의 핵심 축중 하나다.

추진단은 농협중앙회가 사업, 감사, 조합 지원, 농업인 대변 기능을 동시에 보유한 현 구조가 권한 집중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회 권한 분산, 경제지주 의사결정 독립성 강화, 이용자 중심의 이사회 구성 등을 포함한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는 “농협 개혁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농협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과정”이라며 “국회 논의를 거쳐 1차 개혁안 입법을 조속히 마무리한 뒤 2차 개혁안을 7~8월에는 발표를 목표로 개혁 과제를 검토하고 공론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농협 통폐합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조합 건전성 강화와 규모화가 추진되더라도 행정구역 통합 방식의 인위적인 합병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과거 이뤄진 조합 합병의 효과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지만, 강제적인 통합이나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여러 조합이 공동사업법인이나 연합사업단을 구성해 경제사업 역량을 키우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개 조합만으로는 농산물 유통과 판매사업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조합 간 협력을 통한 경제사업 활성화가 핵심”이라며 “규모화 역시 통폐합이 아니라 공동사업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행정적 구조조정보다는 경제사업 중심의 자발적 연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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