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이번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스페이스X와 관련된 잡음이 상장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사태와 관련해선 금융감독원이 경위 파악에까지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태 전반에서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과도한 개입에 나섰다는 비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제기되는 모습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이번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스페이스X와 관련된 잡음이 상장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스페이스X(SPCX)가 신규 상장된 이후 전 세계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신규상장주들이 상장 이전 시점까지 기대를 받았다가 상장 이후엔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스페이스X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인 시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상장 당일 20% 오른 것은 물론 두 번째 거래일인 간밤에도 주가가 30% 넘게 올랐다.
다만 한국 투자자들로선 스페이스X의 주가 흐름에 시작부터 편승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바로 이 점이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최종 신고서에 한국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단으로 포함됐을 때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당시 한국 배정 물량은 약 3억1250만 달러(231만 주) 규모로 명시됐다. 이번에 스페이스X는 개인 투자자들 몫으로 전체 물량의 30% 수준을 배정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스페이스X의 미국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한국 배정 물량을 '0주'로 처리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미국 현지 개인 투자자들도 신청량의 5~10%만 겨우 받았을 만큼 기대감이 컸던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아예 한국 투자자들 몫이 없었다는 점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함께 상장 인수단에 참여한 일본 미즈호증권은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배정받았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전문투자자 및 초고액 자산가용 사모펀드 형태로 물량을 소화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있다. 우선 스페이스X가 상장 일정을 매우 빠르게 앞당기면서 해외 투자자 입장에선 대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미국 신규상장 주식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공모 방식으로 배정할 수 있는 법적 절차와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 형편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정까지 앞당겨지자 미래에셋 입장에선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후 미국 내에서도 스페이스X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뜨겁자 배정 물량에 대해 재량권을 갖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물량을 전부 가져가 버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정상의 여러 변수가 국내 규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이번 사태가 도출됐다는 해석이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문제는 일련의 상황에 대응하는 규제당국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판매와 관련해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점검에 착수한 이후 지난주엔 검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까지 벌어져 경위 파악에도 속도가 더해졌다. 금감원은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배정무산 가능성 등 투자 위험성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했는지 등 '투자자 보호' 측면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지나친 우려와 한국 자본시장 규제가 이번 사태를 악화시킨 요인인데 이제 와서 증권사를 검사한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청약이 성사되진 못했지만 청약을 받았어도 상장 당일엔 거래가 막힌다든지 하는 규제 문제가 있었다"면서 "결과만 놓고 이제 와서 증권사를 문책한다면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