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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교섭·정년연장...노란봉투법발 경영 리스크 현실화

입력 2026-06-16 16:00:10 | 수정 2026-06-16 16:48:52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란봉투법을 계기로 노동계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원청 교섭 촉구 움직임이 확산되며 대규모 총파업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정년연장까지 요구하면서 노사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관계의 무게추가 노동계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며,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원청 교섭 확대, 정년연장 등 노동계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이 투쟁 선포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다음 달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총파업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를 원청 교섭 원년을 삼겠다는 노조 측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하청 근로자들의 노동기본권 강화를 요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대회 이후로도 추가적인 투쟁까지 검토하면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덮친 ‘원청 책임론’…“급식·보안까지 교섭 대상”

이와 함께 하청 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단도 속속 나오면서 기업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5일 금속노조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단체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 사건에서 인용을 결정했다. 이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아직 하청 노조 중 어떤 노조가 교섭권을 확보했는지, 어떤 교섭 의제가 인정됐는지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교섭을 신청한 하청 노조에는 급식·경비 등의 분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현대차는 즉각 지노위 시정명령을 이행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사 역시 원청교섭이 즉각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앙노동위원회는 한화오션이 급식·시설관리 하청업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노위 측은 한화오션에 대해 조리실, 세탁실, 통근버스 등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해석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사용자성의 범위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현상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본업 외에도 급식·경비·시설관리 등 사내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까지 원청의 직접 교섭 대상에 포함될 경우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교섭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한화오션 사례를 계기로 그동안 잠잠했던 다른 하청 노조들까지 원청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교섭 요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도 중노위의 한화오션 사용자성 인정에 대해 “중노위의 결정은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해석지침과 부합되지 않는다”라며 “직접적인 생산 원하청 관계가 아닌 간접적인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교섭의 상대방을 확장할 경우 단체교섭을 둘러싼 산업 전반의 혼란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양대노총 기자회견에서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년연장도 요구…노사관계 예측 불확실성 확대

노조들은 정년연장 법제화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65세 정년연장 법제화를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65세 정년연장은 초고령사회를 헤쳐나가기 위한 시대적 과제임을 현실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이상의 희망 고문으로 정년 앞둔 노동자들에게 실망감과 절망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과 노동자 앞에 한 약속을 책임 있게 이행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년연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해 입법할 예정이었으나,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청년 고용 대책 마련 등을 이유로 미뤄져 왔다. 최근 들어 다시 입법 논의가 시작됐는데 2029년부터 시작해 2037년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한다는 방안이 검토되자 노조 측에서 이 같은 방안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재계는 노조의 요구가 임금·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고용 구조 전반의 제도 개편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임금과 근로조건이 주된 쟁점이었다면 최근에는 노사관계의 틀 자체를 바꾸는 요구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노사관계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경우 투자와 채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사 불균형에 경영 마비 우려…“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재계 내는 결국 노란봉투법이 산업 현장의 노사 균형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원청 교섭 확대가 현실화되고, 정년연장 법제화 요구 등이 맞물리면서 노조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들은 향후 법적 리스크 확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노란봉투법에서 사용자 개념이 모호하다 보니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나오더라도, 이에 불복해 다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도 직결된다. 실제로 한화오션 역시 이번 중노위의 결정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연장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생산성 제고 및 청년 고용 대책 등과 연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건비 부담 증가와 인력 구조의 경직성 심화 등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최근 법안이나 제도 등을 보면 노사관계의 불균형이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과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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