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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청구서 날아온다…수익성 비상 식품업계

입력 2026-06-16 15:59:11 | 수정 2026-06-16 16:17:54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널뛰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꺾였지만, 국내 식품업계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다. 전쟁 당시 '최고점'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사들인 포장재 원가 청구서가 올 3분기 실적까지 고스란히 짓누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물류 대란의 여진과 고환율 악재마저 겹치면서, 내수 수익성 악화라는 깊은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국제 나프타 가격이 하락하면서 식품업계가 포장재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제 나프타 현물 가격은 톤당 701달러로, 전일대비 8.4% 하락했다. 지난 3월 최고가였던 1242달러와 비교해선 43.6% 내린 값이다. 지난 2일 3855달러까지 뛰었던 알루미늄 가격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15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전일대비 3.3% 하락한 톤당 3419.5달러로, 고점대비 약 11.3% 내렸다.

나프타와 알루미늄은 식품 포장 비닐과 필름, PET용기, 음료 및 통조림 캔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다. 하지만 부피가 크고 수시 생산이 가능한 포장재 특성상, 식품기업들은 통상적으로 단기 생산용 재고만을 확보해 왔다. 미국-이란 전쟁 이전 확보했던 재고가 올 2분기 들어 대부분 소진된 만큼, 업체들은 급등한 가격에 포장재를 추가로 조달해야 했다. 

최근 종전 기대감이 커지며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아직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나프타 가격은 여전히 연초 대비 30.5%, 알루미늄은 14.5% 높은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이 실제 포장재 제품에 반영되기까지 시차를 고려하면 원가 부담 완화까지 더 긴 시일이 소요된다. 2~3개월치 재고 확보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9월까지도 가격 부담이 지속된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원유부터 나프타, 다시 제품 포장재를 제조하기까지 거치는 단계가 많기 때문에 원자재가 변동이 실제 생산가에 반영되기 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하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내리더라도 환율이 계속해서 높게 유지되고 있고, 해상 운임도 인상되는 등 이전 원가 수준을 언제 회복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마비됐던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데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공급망에 가해진 충격이 연쇄 효과를 빚고 있어, 해협 통항이 재개된다고 해도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전쟁 이후 이어진 글로벌 선박 보험료와 해상운임 상승세도 기저에서 물류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의 실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생산원가 부담이 2분기는 물론 3분기까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한 내수 시장 소비 둔화, 정부 물가 기조에 따른 가격 인하 등이 맞물려 국내 사업 수익성 개선은 요원하다는 시각이다. 식품기업들은 돌파구를 해외 시장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재 가격 인상 등 원자재가 부담 가중과 제품 가격 인하 조치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국내 사업 수익성 악화는 기정 사실"이라며 "결국 이를 상회할 정도로 수출이 잘 되어야만 실적 악화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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