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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입맛 따라 골라 타는 재미…HEV·PHEV·GR '3색 전략' 앞세운 토요타 RAV4

입력 2026-06-20 09:00:00 | 수정 2026-06-20 10:50:57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토요타의 대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RAV4가 6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HEV(하이브리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그리고 고성능 GR 스포츠까지 각기 다른 성격의 전동화 모델을 한 차종 안에 담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대폭 넓힌 것이 특징이다.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와 송도 일대에서 진행된 시승 행사에서 PHEV XSE, PHEV GR 스포츠, HEV 리미티드를 차례로 경험했다. 시승 코스는 인천대교를 지나는 고속 주행 구간과 송도 도심 구간 등을 포함해 총 127㎞로 구성됐다.

토요타 RAV4 PHEV XSE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외관은 기존 RAV4가 지닌 강인한 SUV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한층 세련된 인상으로 다듬어졌다. 전면부는 토요타의 최신 패밀리룩인 '해머헤드' 디자인을 바탕으로 날렵한 LED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그릴을 조합해 이전보다 강인한 인상을 강조했다. 보디 컬러와 일체감을 준 전면부 구성은 차체를 더 넓고 낮아 보이게 해 도심형 SUV다운 안정감을 강조한다.

측면은 RAV4 특유의 당당한 실루엣이 두드러진다. 대구경 휠과 높은 지상고, 넉넉한 적재 공간을 고려한 차체 비율이 조화를 이루며 도심과 아웃도어를 모두 겨냥한 SUV라는 성격을 드러낸다. 후면부는 수평형 디자인을 중심으로 차체 폭을 강조했고, 입체적인 LED 리어램프와 넓은 리어 펜더가 안정적인 자세를 완성한다.

실내는 수평형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시야를 넓게 확보했다. 12.3인치 계기판과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됐고, 물리 버튼과 디지털 조작계를 적절히 나눠 직관성을 살렸다. 양방향으로 열 수 있는 센터 콘솔과 6:4 폴딩 뒷좌석, 넓어진 트렁크 공간 등은 패밀리 SUV로서의 실용성을 뒷받침한다.

토요타 RAV4 PHEV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토요타 RAV4 중앙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PHEV GR 스포츠는 일반 모델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전용 프런트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와이드 휠 아치 몰딩, 프런트 립 스포일러, 윙 타입 리어 스포일러 등을 적용해 한층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했다.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와 GR 전용 20인치 휠, 곳곳에 배치된 GR 엠블럼도 차별화 포인트다. 실내에는 논슬립 스웨이드 소재 시트와 GR 로고가 적용된 스티어링 휠, 알루미늄 페달 등이 적용돼 일반 모델보다 운전석 분위기가 한층 역동적이다.

토요타는 이번 RAV4를 '전동화·다양화·지능화'를 핵심 키워드로 개발했다. 실제로 세 가지 모델은 같은 차체를 공유하면서도 주행 감각은 상당히 달랐다.

가장 먼저 운전대를 잡은 모델은 PHEV XSE였다. 출발 직후부터 일반 하이브리드와는 다른 반응이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모터가 즉각적으로 힘을 보태며 차체를 밀어냈다. 초반 응답성은 전기차에 가깝고, 속도를 높여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토요타 RAV4 PHEV XSE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PHEV 모델은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고출력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29마력을 발휘한다. 인천대교 구간에서 추월 가속을 할 때도 여유가 느껴졌다. SUV 특유의 묵직함은 있지만 가속 반응은 답답하지 않았고, 고속 영역에서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했다.

도심 구간에서는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돋보였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진동이나 소음이 적었고 엔진 개입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전기모드만으로 최대 77㎞를 주행할 수 있어 출퇴근이나 도심 이동은 사실상 전기차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PHEV임에도 50kW CCS1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점은 활용성을 높이는 요소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5분이면 충전이 가능해 장거리 이동 중에도 전기 주행의 이점을 이어갈 수 있다. 전기차를 고려하지만 충전 인프라나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부담이 있는 소비자라면 현실적인 대안으로 느껴질 만하다.

토요타 RAV4 PHEV GR 스포츠./사진=김연지 기자


토요타 RAV4 PHEV GR 스포츠./사진=김연지 기자


두 번째로 탄 PHEV GR 스포츠는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델이다. 사실 SUV에 붙은 스포츠 트림은 외관 장식이나 전용 배지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RAV4 GR 스포츠는 실제 주행 감각에서도 차이가 분명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반응은 PHEV XSE보다 한층 직접적이었다. 차체 움직임도 더 단단하게 잡혔다. 송도 일대 곡선 구간에서는 일반 모델보다 차체가 빠르게 방향을 바꿨고, 코너를 빠져나올 때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좀 더 쫀쫀하게 버텨주는 느낌이 강했다.

GR 스포츠에는 전용 퍼포먼스 댐퍼와 리어 서스펜션 보강 파츠가 적용됐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전용 EPS 세팅을 통해 더 묵직한 조향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트레드를 20㎜ 넓히고 전용 20인치 경량 휠을 적용해 고속 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응답성을 높였다.

토요타 RAV4 PHEV GR 스포츠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토요타 RAV4 PHEV GR 스포츠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승차감은 일반 모델보다 다소 단단하다. 다만 불편할 정도로 거친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고속 주행에서 차체가 단단히 노면을 붙잡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고, SUV임에도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정교하고 균형 잡힌 세팅이었다. PHEV의 강한 출력에 GR 스포츠 특유의 조향 감각과 하체 세팅이 더해지면서 세 모델 중 가장 개성이 뚜렷했다.

마지막으로 경험한 HEV 모델은 앞선 두 모델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였다. PHEV가 전기차에 가까운 힘과 부드러움을 앞세웠다면, HEV는 일상에서 가장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균형감이 강점이었다.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엔진 개입을 최소화했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도 특유의 이질감이 크게 줄었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종종 느껴지던 엔진 회전수 상승과 소음도 상당 부분 억제됐다.

토요타 RAV4 HEV 리미티드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신형 RAV4 HEV는 인버터와 모터, 배터리 시스템을 개선해 엔진 회전 상승을 억제하고 소음 유입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주행에서도 엔진과 모터가 전환되는 과정이 자연스러웠고, 도심 주행에서는 매끄럽고 조용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인천대교 구간에서 속도를 높여도 차체는 안정적이었다. 개선된 TNGA-K 플랫폼과 차체 강성 향상 효과가 체감됐다. 고속 주행 중 노면 충격은 비교적 부드럽게 걸러냈고 차선 변경 시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토요타에 따르면 차체 비틀림 강성은 기존 대비 약 10% 향상됐다.

HEV 리미티드는 시스템 총출력 239마력, 복합연비 15.6㎞/L를 발휘한다. 폭발적인 가속보다는 정숙성, 효율, 승차감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다. 출퇴근과 가족 이동, 장거리 주행까지 두루 고려한다면 세 모델 중 가장 대중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RAV4 PHEV GR 스포츠./사진=김연지 기자

토요타 RAV4 PHEV XSE./사진=김연지 기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양축을 이루는 시장에서 토요타는 여전히 다양한 전동화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형 RAV4는 토요타의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연비와 실용성을 원한다면 HEV,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을 원한다면 PHEV, 운전 재미까지 추구한다면 GR 스포츠를 선택하면 된다. 모두 전동화를 기반으로 하지만 성격은 분명히 구분된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전동화 경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이번 신형 RAV4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느껴졌다. 가격은 HEV XLE 4927만 원, HEV 리미티드 5746만 원, PHEV XSE 6160만 원, PHEV GR 스포츠 6180만 원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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