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공동주택과 학교 등 생활공간에서 이뤄지는 생활폐기물 수거 작업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청소차량 후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장치 설치와 작업 인력 기준을 의무화하는 한편, 폐기물 재활용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도 병행한다.
쓰레기 분류·이동을 위해 작업차가 쓰레기 더미를 일부 치우고 있다. 정부는 올해 11월부터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동일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자료사진=미디어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1월 시행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생활폐기물 수거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지방정부와 위탁업체에는 후방영상장치 설치, 주간작업, 작업인력 운영 등의 안전기준이 적용됐지만,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나 학교 등이 개별 계약한 민간 수거업체에는 별도의 안전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
특히 공동주택 단지와 학교, 어린이집은 어린이와 고령자 등 보행 약자의 통행이 많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청소차량 후진이나 집게차 작업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 11월부터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동일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등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는 사업자는 청소차량에 후방영상장치와 접근경보음, 후진경고음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집게차 역시 작업반경 내 보행자 접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거울 또는 영상확인장치를 갖춰야 한다.
또한 작업구역 안전표지판 설치와 작업시간 사전 협의·안내가 의무화되고, 원칙적으로 2인 이상 1조 작업체계가 도입된다. 사업자는 매월 자체 안전교육과 안전장치 점검도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안전기준 강화에 따른 업계 부담을 고려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인건비와 차량 구입비, 안전장치 설치비, 보호장구 구입비 등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도 함께 마련했다.
이와 함께 재활용 분야에서는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도 이뤄진다.
최근 화장품 원료와 바이오소재 산업 성장에 따라 식물성 잔재물 활용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반영해 재활용 가능 유형에 화학제품 및 제품 원료 제조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농업부산물과 동·식물성 잔재물, 버섯배지 등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폐기물 분류체계도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태양광 산업 성장으로 증가하는 폐패널을 별도 폐기물 세부 분류로 신설하고, 바이오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오니 역시 독립된 분류체계로 관리한다.
아울러 신규 매립지 확보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매립 폐기물 굴착·선별 기준을 완화하고, 가축분뇨 고체연료 생산을 위한 재활용 절차도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폐기물 재활용업 허가와 가축분뇨처리업 허가를 모두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가축분뇨처리업 허가 사업자가 폐기물 처리 신고만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생활폐기물 처리 과정의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원순환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폐기물 처리 전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규제는 강화하되 순환이용 확대를 위한 현장의 합리적 요구는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