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 확정 이전에 공개하기로 하면서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가 사실상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양종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당국이 CEO 승계와 후보 검증 절차에 대한 규율 강화를 예고한 만큼 인선 과정 전반에 대한 시장과 당국의 시선도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다음 달 3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하기 전에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최종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최종안 보고가 이미 완료된 상태”라며 “KB금융의 숏리스트가 나오기 전에 최종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시점이다. KB금융은 현재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달 3일 1차 숏리스트 6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8월 1차 인터뷰와 9월 최종 심층평가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금융당국이 숏리스트 선정 이전에 개선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KB금융 인선 과정이 새로운 지배구조 기준의 첫 적용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그동안 금융지주 CEO 선임 과정에서 제기돼 온 ‘셀프 연임’ 논란과 이사회 독립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만큼 회장 후보군 구성과 검증 절차의 투명성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CEO의 영향력을 줄이고 회추위의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이 최종안에 포함될 경우 인선 과정에 대한 외부 시선도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연임 구조를 문제 삼으며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한 이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해왔다. 개선안에는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 제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독립성 강화, 후보 검증 절차 공시 확대, 회장 후보군 관리 체계 정비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 변화와 별개로 양종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와 함께 총주주환원율을 52.4%까지 높였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규모는 3조600억원으로 업계 최초로 3조원을 돌파했다.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주주환원 확대 등 경영 성과가 뚜렷한 만큼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실제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 어떻게 적용될지가 관심사”라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되면 KB금융 회장 인선 과정이 새로운 승계 기준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