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은행권 인력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희망퇴직 제도도 은행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다. 디지털 금융 환경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특별퇴직금 지급기준과 희망퇴직 대상 등 제도 운영방식이 경영 전략에 따라 다양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은행권 인력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희망퇴직 제도도 은행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각 은행의 ‘2025년 은행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직원은 총 20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596명)보다 431명(27%) 늘어난 규모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많다.
은행 희망퇴직 규모는 최근 수년간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2021년 1802명에서 2022년 1860명, 2023년 2044명으로 증가한 뒤 2024년 1596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2027명으로 반등했다.
희망퇴직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운영방식은 은행마다 엇갈렸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금 최대 지급 개월 수를 2023년 35개월에서 지난해 31개월로 축소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36개월에서 31개월로 조정했고, 하나은행 역시 2023년 최대 36개월에서 지난해 31개월로 낮췄다. 이는 특별퇴직금 지급 기준을 조정하며 인건비 부담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반면 신한은행은 최대 지급 기준은 36개월로 유지하면서 희망퇴직 대상을 1986년생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희망퇴직자는 전년 234명에서 541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급 기준을 유지하는 대신 희망퇴직 대상을 넓히는 방식으로 인력 재편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차별화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각 은행이 처한 상황이 달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각 은행은 경영현황 보고서에서 희망퇴직 제도의 운영 목적으로 '인력 및 비용 구조 효율화' '변화하는 금융환경 대응' '신규 채용 여력 확보' '조기 전직 지원' 등을 제시했다.
AI 도입과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영업점 운영과 업무 구조가 빠르게 바뀌면서 희망퇴직도 일률적인 인력 감축 수단이 아니라 각 은행의 경영 전략을 반영한 조직 재편 수단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대 은행 희망퇴직자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3억5315만원이었다. 은행별 평균은 하나은행이 3억8723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 3억8500만원, 우리은행 3억5368만원, 신한은행 2억8239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자는 특별퇴직금 외에 법정 퇴직금도 함께 받는다. 실제 수령액은 근속연수와 직급, 퇴직자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은행별 평균 지급액만으로 보상 수준을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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