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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론’ 이어 ‘재건축론’까지...민주 계파 갈등 불씨 놓는 유시민

입력 2026-06-29 15:29:17 | 수정 2026-06-29 15:29:15
권동현 기자 | bokya35@mediapen.com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3월 ‘ABC론’으로 민주당 계파 갈등에 불을 지핀 유시민 작가가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겨냥한 ‘재건축론’을 꺼내 들면서 또다시 당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유 작가는 지난 26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를 두고 “지지층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에 있는 건물을 헐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문까산점(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 가산점을 받는 것)’,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등을 언급하며 “면역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하는데 정상적인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 1년간 지속됐다. 자가면역 질환”이라고도 했다.

이에 당권 주자로 꼽히는 송영길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유 작가가 민주당원인지는 모르겠지만 평론하는 분이기 때문에 평론으로 참고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 마련된 청각장애인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 유시민 작가로부터 책을 전달받고 있다. 2026.4.24./사진=연합뉴스


송 의원은 “정치인은 평론가와 다르다”며 “평론가는 책임을 지지 않지만, 집권당과 국회의원은 국민 삶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민주당 여성 당선인 워크숍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도한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태도와 마음은 적절한 절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선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28일 전북 전주 코오롱스카이타워에서 열린 '전북 민주당 평당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6.28./사진=연합뉴스


반면 당대표 연임 도전이 예상되는 정청래 전 대표는 전날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 발언에 대해 “지금은 서로 말을 아껴야 할 때”라며 “듣는 분들께서 잘 판단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안의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느냐는 이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안의 통합부터 먼저 해야 한다”며 “윤어게인을 주장하고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을 제외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통합과 연대를 고민하고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유 작가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 작가의 발언이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한 분의 발언에 저희가 일일이 대응하기는 그렇다”며 “우리끼리의 논쟁보다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28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2026.6.28./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이어 “필요하면 증축과 재건축을 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재개발까지도 할 수 있다”며 “그런 선택은 충분한 논의 속에서 판단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 작가의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기서 반응하면 또 싸움이 된다”며 “여러 주장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주장들이 건강한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작가의 ‘재건축론’이 단순한 국정 운영 비판을 넘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이른바 ‘명청대전’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3월에도 민주당 지지층을 가치 지향 중심 A그룹, 이익 추구 중심 B그룹, 두 성향이 겹치는 C그룹으로 구분한 이른바 ‘ABC론’을 제기하며 당내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처럼 비유와 프레임으로 당내 갈등을 확대하는 방식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만 키울 수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유튜브에서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재건축이냐 증축이냐를 두고 내부를 흔들 때가 아니라 정부 여당이 한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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