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가 우주항공과 AI(인공지능) 산업에 총 55조 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과도 발을 맞춘 행보다. 구체적으로 우주 발사체, 위성, 국방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전략 분야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3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이날 경남 진주 경상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AI 우주강국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한화는 우주항공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우주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해 통합 우주 인프라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투자 계획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발사체에 약 2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단조립장과 발사체 개발 시험시설을 짓고, 향후에는 상업발사로 전환해 뉴스페이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도 초저궤도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약 20조 원을 투입한다.
2031년까지 SAR 위성 64기를 발사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AR 위성은 25cm 단위 해상도를 보이는데, 한화시스템은 이를 뛰어넘는 10~15㎝ 단위 지상 물체 식별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도 구현한다는 목표다.
위성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할 우주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한다. 특히 위성과 데이터센터 간 정보를 전송하는 역할은 저궤도 통신망이 담당한다. 저궤도 통신망은 한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며, 한화시스템은 192기의 위성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북극지역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60기 이상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이들 위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발사체를 통해 우주로 발사된다. 이는 위성 제조부터 발사체까지 우주 산업의 주요 과정을 한화가 독자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동관 부회장은 “우주주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이라며 “한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언제든지 우주에 다다를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위성제조와 발사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를 우리 기술로 완전히 대체함으로써 진정한 ‘우주 자립’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발전 기술과 우주 역량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AI 영토를 우주까지 확장하는 데 한화가 앞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경남 창원에는 국방 AI 데이터센터도 건설한다. 이곳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우주와 지상, 해상과 공중에서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통합·활용해 육해공 전력을 하나로 연결한다.
10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국방 AI 데이터센터는 위성이 정보를 수집하고, AI가 분석하며, 항공기와 무인기가 이를 활용한다. 김동관 부회장도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AI를 보유한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부터 45MW(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하는 이곳은 2032년까지 135M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데이터센터에서 쓰일 전력은 한화에너지의 발전자산과 연계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2조 원을 투입해 국방 AI 모델 디펜스 OS 개발에도 나선다. 한화의 전장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실전형 AI 모델러, 2040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K9 자주포부터 무인수상정과 잠수정, 자율형 드론과 무인기 등은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지능형 무기체계로 진화하게 된다.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는 지역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이다. 현재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대·창원대·경상대 등 지역 대학과 산학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협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 협력업체와의 상생 프로그램도 추진해 공급망 경쟁력 강화와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생태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이런 선순환 구조야 말로 한화가 생각하는 산업 생태계의 완성”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