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이겼다! 롯데! 감사합니다! 롯데!"
성수4지구 개표 결과가 나오자 롯데건설 관계자들이 현수막을 펼치며 환호하는 모습./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롯데건설 임직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자주색 깃발을 흔들고 주먹을 들어 올린 이들은 '믿어주신 성수4 조합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울 한강변 대형 정비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시공권이 롯데건설에 돌아갔다. 2022년 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에 패했던 롯데건설은 3년 8개월 만의 재대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성수4지구 재개발조합은 5일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의결했다. 전체 조합원 753명 가운데 현장 참석 620명이 의결권을 행사했다. 롯데건설은 449표를 얻었고 대우건설은 169표를 받았다. 무효표는 2표로 집계됐다.
성수4지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 정비구역 8만9828㎡를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 최고 64층 규모의 한강변 초고층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예정 공사비는 약 1조3628억 원이다.
총회 시작 전 아트홀 입구 계단에서는 양사의 마지막 인사가 이어졌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총회 시작 전 아트홀 입구 계단에서는 양사의 마지막 인사가 이어졌다. 자주색 어깨띠를 두른 롯데건설 인력과 흰색 어깨띠를 맨 대우건설 인력은 조합원들이 들어설 때마다 나란히 허리를 숙였다.
롯데건설은 '내진 특등급 초고층 안전설계', '평당 3억 원 보장·5억 원 실현', '통합심의 준수 신속추진' 등의 문구를 내건 배너를 세웠다. 대우건설도 '더성수 520'을 전면에 내세우고 'VIEW·ICONIC·PRIVATE·CULTURE'라는 키워드로 한강변 특화 설계안을 알렸다.
빨간 넥타이를 메고 총회장으로 입장하는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이사(첫번째)./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고용주 주택개발본부장, 강민종 주택사업부문장(상무) 등과 함께 총회장을 찾았다. 대우건설에서는 김보현 대표이사가 전용수 건축사업본부장(전무), 황원상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와 자리를 함께했다.
오 대표는 인사말에서 "한강을 품은 성수는 서울의 새로운 중심이자 맨해튼에 필적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제안서 내용 그대로 선정 즉시 계약을 체결하고,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조기 착공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그룹의 지원과 초고층 기술력을 동원해 최고의 르엘을 만들겠다"며 "대표이사로서 사업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성수 르엘 S70' 조감도./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이번 사업을 '맨해튼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제안 단지명으로 '성수 르엘 S70'을 내세웠다. 국내 최고층인 123층, 555m 규모 롯데월드타워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초고층 구조와 품질관리, 공기 관리 역량을 강조했다.
설계에는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 구조설계사 레러(LERA)의 협업안이 담겼다. 롯데건설은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모티브로 한 수직 입면 디자인과 한강의 흐름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인 조경·외관 특화안을 제시했다.
총회장 안에서 진행된 PT의 핵심은 사업 추진 속도였다. 롯데건설 발표 담당자는 "조합 비교표 39개 항목 가운데 37개에서 롯데건설 제안이 우위에 있다"며 "성수4지구가 평당 3억 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자사 대안설계가 서울시와 조합의 입찰지침을 모두 준수해 시공사 선정 뒤 곧바로 인허가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2033년 입주 목표를 제시하며 초고층 기술력과 사업 추진력을 함께 내세웠다.
대우건설은 '더성수 520'으로 맞섰다. 약 520m 길이의 한강변 입지를 활용해 조합원 세대 100% 한강 조망을 구현하겠다는 설계를 제안했고, 12m 높이 필로티와 대형 창호, 일반분양 세대 천장고 특화안도 담았다. 마이어 아키텍츠와 협업한 더블스킨 입면 디자인도 주요 제안으로 내세웠다.
수주전 초반 이주비와 금융·보상 조건을 둘러싼 경쟁은 총회를 앞두고 정리됐다. 롯데건설은 최저 이주비 20억 원 보장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 전액 부담, 해외 설계 협업비 30억 원 추가 부담 등의 조건을 철회·수정했다. 대우건설도 추가 이주비 금리 차이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과 대안설계 인허가 비용, 지체보상금, 분양수익금 금리 관련 조건 등을 조정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 성수1구역 재건축사업을 확보한 데 이어 성수4지구까지 품으면서 성수권 정비사업 수주 보폭을 넓히게 됐다. 이번 수주를 반영한 롯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2조8677억 원으로 늘었다. 연간 목표인 5조 원의 57% 수준이다.
고용주 롯데건설 주택개발본부장은 "먼저 롯데건설의 진심을 믿고 선택해 주신 성수4지구 조합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사업 초기부터 이어온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조합원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공적인 사업 완수를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