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코스피 지수가 '1만스피'를 꿈꿀 정도로 단기간에 폭등했지만, 상승폭이 컸던 만큼 많은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노정되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양극화는 물론 코스피 시장 내에서도 종목별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달으며 투자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코스피 지수가 코인시장 이상의 변동성을 띠게 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디어펜은 5회에 걸쳐 '1만스피'를 꿈꾸는 코스피 시장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국내증시 이대로 좋은가③] '단일종목 레버리지' 득인가 실인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한달새 212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하락장 속 기계적 매도로 인한 낙폭 심화와 괴리율 초과 사태가 속출하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일제히 경고의 목소리를 내며 유동성공급자(LP) 관리 등 제도 손질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최근 한달새 212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포모(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를 자극하며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주가 하락 시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보유 주식을 기계적으로 팔아야 하는 리밸런싱(재조정) 과정 탓에 하락장에서 개별 종목의 낙폭을 14%가량 키운 것으로 지목됐다.
실제 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 초과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괴리율 초과 공시 건수는 총 57건에 달했다. 특히 지난달 8일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가가 8% 하락했음에도 ETF 가격은 50% 가까이 급등한 채 마감하는 등 LP의 호가 제출 및 종가 관리 실패로 인한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시장 쏠림이 심화하자 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회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55.3%, 거래대금 비중이 63.5%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가 한 방향으로의 거래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제도 도입을 후회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부작용 우려 속에 금융당국은 상품의 기초자산을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는 LP 평가 기준 상향과 괴리율 안정화 등 부작용 최소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인 투자자에게 적은 자금으로 대형 우량주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고 침체된 국내 증시에 거래를 활성화하는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증시 변동성 확대의 원인을 레버리지 ETF 탓으로만 돌리는 단선적 진단을 경계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일종목 ETF의 리밸런싱 거래 영향도 일부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종목에서도 변동성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고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상승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한국 증시 변동성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대내외 요인에 따른 변동성을 더 증폭시켰을 수 있다"며 "반도체 종목이 단기간에 많이 올라 얼마든지 하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출렁일 때 개인 투자자들이 물타기를 하다가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