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푸드테크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첫 법정 기본계획을 내놨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식품산업과 융합해 K-푸드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지역별 특화 클러스터와 민간 투자 확대를 통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권역별 클러스터 전략./자료=농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경기도 수원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에서 ‘푸드테크 대도약 선언식’을 열고 ‘제1차 푸드테크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시행된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립된 첫 번째 법정 기본계획으로, 향후 국내 푸드테크 산업 정책의 중장기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계획은 정부가 직접 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과 민간이 성장을 주도하는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농식품부는 △지역(Local) △인재·투자(Empowerment) △글로벌 확장(Advancement) △미래기술·규제혁신(Pioneer·Platform) 등 ‘L.E.A.P’ 4대 전략을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눈에 띄는 구상은 권역별 푸드테크 클러스터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5극 3특 성장엔진’과 연계해 전북 푸드테크 메가특구를 비롯한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농식품 혁신벨트를 구축한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도 현재 7곳에서 2030년까지 10곳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실증, 기업 지원을 하나의 패키지로 연계할 계획이다.
권역별 특화 전략도 구체화했다. 포항은 식품 로봇 분야 거점으로 육성된다. 2026년 완공 예정인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로봇기업 뉴로메카 등 10개 기업을 유치했고, 포항공대와 로봇산업융합연구원이 참여하는 ‘K-키친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연구와 기술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원료 공급망도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다. 익산은 콩, 나주는 배박, 춘천은 친환경 농산물 등 지역 농산물을 푸드테크 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기계약 체계를 구축해 농업과 식품기술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유도한다.
실제 제주산 나물과 해산물, 국산 쌀을 활용한 간편식 기업은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자단체와 계약재배를 늘려 국산 원료 사용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인재 양성과 투자도 확대한다. 푸드테크 계약학과는 현재 석사과정 중심에서 2026년부터 박사과정까지 확대하고 운영 대학도 10곳으로 늘린다. 계약학과 도입 이후 참여 기업의 평균 매출이 약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현장 맞춤형 인력 양성의 효과도 확인됐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K-푸드 창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기술사업화 전 과정을 지원한다. 미래혁신성장펀드 300억 원과 세컨더리펀드 350억 원도 신규 조성해 정책 펀드 규모를 2027년까지 1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양대학교 벤처연구팀의 경우 사업화 지원을 통해 창업기업 설립과 특허·상표 출원, 미국 수출 성과를 거두는 등 기술사업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시장 공략 방식도 바뀐다. 식품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조리로봇과 레시피, 식품을 결합한 ‘K-푸드 패키지’ 모델을 육성한다. 피자 조리로봇과 K-피자 레시피, 비빔밥 조리로봇 등 기술과 콘텐츠를 함께 수출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해외 인증과 지식재산권 확보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식품제조업의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지난해 누적 30곳에서 2026년 187곳으로 확대하고, 최근 출범한 ‘K-푸드 스마트제조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식품 제조업의 AI 전환(AX)을 본격 추진한다.
규제혁신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말부터 푸드테크 규제개선 신청 창구를 일원화해 관계 부처 협의를 신속히 진행하고, 감귤 착즙박과 맥주박 등 농식품 부산물을 플라스틱 대체 소재와 식품 원료로 활용한 규제 샌드박스 사례를 확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푸드테크 산업분류 체계를 마련하고 산업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담기관 지정, 민관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산업 기반도 체계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푸드테크는 기술과 콘텐츠, 소비 경험을 연결해 K-푸드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 성장동력”이라며 “지역과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들이 규제 부담 없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