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전통 패션 기업인 F&F(에프앤에프)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부터 향기 브랜드 헤트라스까지 재무적 부담을 덜고 실속을 챙기는 자본 운용 방식으로 시장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F&F는 최근 헤트라스 운영사인 쑥쑥컴퍼니 지분 70%를 인수하는 투자조합에 672억 원을 출자하며 최대 출자자(LP)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1년 뒤 해당 지분 전량을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을 확보했다.
해당 콜옵션을 통해 F&F는 당장 거액을 들이는 재무적 부담을 피하면서도 시장 변동성과 브랜드 성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했다. 직접 인수 시 발생할 수 있는 '승자의 저주'를 방어하고 알짜 지식재산권(IP)만 편입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는 지난 2021년 F&F가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뛰어들었던 행보와 구조적 흐름이 비슷하다. 당시 F&F는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펀드에 5580억 원을 출자해 지분 57.82%와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업황 리스크를 최소화한 바 있다.
F&F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의 타깃으로 헤트라스를 낙점한 이유는 탄탄한 영업이익률은 물론, 향기 관련 용품의 시장 유망성에 있다. 지난 2022년 론칭한 헤트라스는 지난해 매출액 846억 원, 영업이익 238억 원, 영업이익률 28%를 기록했다. 국내 홈 프그래런스 시장도 성장세다. 지난 2023년 6500억 원 수준에서 오는 2028년 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창수 F&F 회장 일가와 관계사인 에프앤코(F&CO)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에프앤코가 보유한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BANILA CO)는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 판로를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에프앤코는 회계상 분리된 독립 법인이지만, 그룹 전체 큰 그림에서 보면 패션(F&F)이 뚫어놓은 아시아 오프라인 인프라에 바닐라코의 글로벌 뷰티 유통망, 그리고 헤트라스의 향 라이프스타일 용품 라인업이 맞물리게 된다. 패션 카테고리에 편중된 수익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거대한 라이프스타일 밸류체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그간 F&F는 단일 의류 브랜드(MLB)에 치중된 수익 구조가 기업가치를 누르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시장의 눈은 1년 뒤 콜옵션을 통한 F&F의 헤트라스 자회사 완전 편입 여부에 자연스레 쏠릴 수밖에 없다.
향후 라이프스타일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실질적인 글로벌 실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 가치 제고 요인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자본력과 아시아 전역의 유통망을 바탕으로 헤트라스를 K대표 IP 브랜드로 키워낸다면, 글로벌 시장 내 F&F 그룹 입지는 한층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