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건설업에서는 채용 뒤 청년이 현장에 안착해 경력을 쌓도록 돕는 체계가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다수가 중소 건설사와 프로젝트 현장에 분산된 업종 구조상 청년을 뽑는 것과 숙련 기술인력으로 붙잡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가 청년 취업·근속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소 건설사와 프로젝트 현장 중심의 고용 구조 속에서 청년의 현장 적응과 경력 형성까지 잇는 정착 지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뉴딜 추진방안'을 통해 교육·일경험·구직 지원과 노동시장 재진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근속기간에 따라 지원금을 주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과 재직 청년의 온보딩·경력설계를 돕는 청년미래플러스도 운영 중이다.
청년 정책이 취업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장별 공정과 인력 수요가 수시로 바뀌는 건설업의 고용 구조까지 세밀하게 보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현장의 시선이다.
대형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본사 인사조직과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신입사원 교육과 직무 배치, 멘토링을 운영할 여지가 있다. 반면 중소 건설사는 공사기간과 현장 여건에 따라 인력을 운용해야 하는 데다 현장별 기술인력 부족도 겹쳐, 청년 직원의 적응 과정과 경력관리를 상시로 챙기기 쉽지 않다. 장시간·불규칙 근무와 현장 이동, 숙소·휴게시설, 안전 관리, 조직문화 등도 채용 이후 청년이 마주하는 문제다.
이 문제는 현재의 고용 지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건설업 청년 문제를 단기 고용 부진과 중장기 인력 부족이 겹친 문제로 진단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기준 186만9000명으로 22개월 연속 감소했고, 청년실업률도 7.7%까지 올랐다.
지금은 일자리 자체가 줄어든 국면이지만, 고령화와 청년 유입 부족은 계속 쌓이고 있다. 건설기술인 평균연령은 2006년 39.5세에서 올해 52.4세로 높아졌고, 30대 이하 비중도 20년 새 60%대에서 15% 수준으로 축소됐다. 경기가 회복돼 공사 물량이 다시 늘면 청년 부족이 현장 기술인력 수급난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공 평가체계도 청년의 '입직'에는 일부 유인을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고시인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은 설계·건설사업관리(CM) 용역 입찰에서 최근 1년간 건설기술인 신규고용률과 경력 5년 미만 젊은기술인 참여 비율에 가점을 준다.
다만 이 기준은 설계·CM 용역에 적용된다. 시공능력평가에는 청년 신규고용이나 젊은 기술인 참여를 별도 가점으로 반영하는 항목이 없다. 설계·CM 분야에서도 평가가 신규 채용과 참여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입사 뒤 얼마나 근속하고 자격을 취득하며 경력을 쌓는지까지는 살피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청년 정책의 성과 기준도 채용 인원에만 두기보다 고용유지율과 근속기간, 자격 취득, 경력 형성까지 넓혀야 한다고 본다. 중소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직무 배치와 현장 적응 교육, 멘토링, 평가·보상 체계는 산업 차원의 지원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신입사원 한 명을 채용하는 것보다 입사 후 1~2년차 인력이 계속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더 어렵다"며 "청년을 뽑을 유인과 함께 현장 적응 교육, 멘토링, 처우 개선까지 연결돼야 인력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