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정부의 한시적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별소비세 환원으로 신차 구매 부담이 커지자 개소세 지원과 대규모 할인, 저금리 금융 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수 침체 속 판촉 경쟁이 과열되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자동차 개별소비세는 기존 3.5%에서 법정세율인 5%로 환원됐다. 이에 따라 차량 가격과 옵션 구성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도 늘어나게 됐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주행 사진./사진=르노코리아 제공
◆ 세금 부담 커지자 '프로모션' 경쟁
완성차 업체들은 개소세 환원에 따른 구매 심리 위축을 막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세금 인상분을 직접 지원하거나 현금 할인과 저금리 금융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실구매 가격 상승을 상쇄하며 판매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7월 한 달간 '썸머 페스타'를 통해 쏘나타와 싼타페,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출고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개소세 환원에 따른 구매 부담 완화에 나섰다. 기아도 K5와 K8, 봉고 EV 등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개소세 지원과 차량 할인, 금융 혜택 등을 마련하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상 폭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와 아르카나 등을 중심으로 차량 할인과 유류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KG모빌리티(KGM)는 토레스와 액티언, 무쏘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저금리 할부와 자동차세 지원 등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GM한국사업장(쉐보레)도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대상으로 구매 지원과 금융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구매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요 브랜드들은 개소세 환원으로 높아진 차량 가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현금 할인 폭을 확대하거나 무이자·저금리 금융 프로그램, 보증 연장 등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며 판매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개소세 인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은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실구매가를 낮추기 위한 판촉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 판매 방어 불가피…장기화 땐 수익성 부담
업계가 공격적인 판촉에 나선 것은 내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은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개소세 환원까지 더해져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개소세는 차량 구매 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개별소비세가 오르면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여서 실질적인 구매 부담은 세율 인상분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세금 인상분을 자체 부담하거나 할인 혜택을 확대해 가격 상승 효과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업체들의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세금 지원과 할인 확대까지 이어질 경우 차량 한 대당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개소세 환원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판촉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 살 깎아먹기식'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 방어를 위해 일정 수준의 프로모션은 불가피하지만, 할인 경쟁이 과열되면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