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LCC(저비용항공사)의 실적 전망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돼 인하됐지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며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열한 운임 경쟁까지 겹치면서 LCC를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번 주 초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 피격과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 철회 조치 이후 한때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과 공급 우려 완화 등이 반영되며 상승분 일부를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가격 등락보다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항공유 가격과 연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항공 B737-8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
◆ 고환율·운임 경쟁 겹친 'LCC'…수익성 방어 '숙제'
여름 휴가철은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 LCC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여행 수요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주요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도 함께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성수기 수요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수익성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CC들은 경쟁 심화 속에서 비용 증가분을 운임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데다 항공사 간 할인 경쟁도 이어지면서 운임 인상 여력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돼 향후 항공유 가격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등 항공사 핵심 비용의 상당 부분은 달러로 결제된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화물이나 장거리 노선 비중이 낮은 LCC는 환율 상승에 따른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수익원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업 다각화로 충격 흡수하는 'FSC'
반면 대한항공 등 FSC(대형항공사)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외부 변수에 대응할 여력이 크다. 국제선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아 연료비 상승분 일부를 유류할증료에 반영할 수 있고, 프리미엄 여객 수요도 확보하고 있어 운임 조정 여력이 LCC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화물사업 역시 FSC의 중요한 방어막으로 꼽힌다. 글로벌 물류 수요에 기반한 달러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환율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만 이어지는 LCC와 달리 일정 부분 상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점도 수익성 방어에 유리한 요소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운영 역량도 차이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항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 시 우회 운항이나 노선 조정 등을 검토하며 대응 체계를 유지했다. 공급과 노선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점도 FSC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돼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인하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다시 확대된 만큼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고환율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사 간 사업 구조와 재무 체력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운임 경쟁이 치열한 LCC일수록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