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정부가 국민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면서 국내 AI 생태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산 AI 보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넘어 글로벌 AI와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서비스 출시 이후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자 공모를 시작했다. 정부는 연내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국산 AI 활용 확대와 AI 이용 저변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사업자 선정 경쟁도 본격화됐다. 카카오와 LG유플러스는 참여를 공식화했고 네이버와 SK텔레콤(SKT), KT는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업스테이지와 NC AI, 라이너 등 AI 기업들도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부가 국민 대상 생성형 AI 서비스를 처음으로 민간과 함께 구축하는 사업인 만큼 주요 플랫폼과 통신사 등 IT 기업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지는 모습이다.
◆ 무료보다 어려운 '운영'… 공공 AI 인프라의 숙제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국내 AI 서비스 경쟁력을 검증하는 첫 대규모 실증 무대로 보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을 통해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하고 AI 서비스를 실제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AI 서비스 고도화와 생태계 확장 여부도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보유한 생활 서비스를 AI와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5000만 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공공서비스와 일정 관리, 예약 등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추진 중인 'AI 국민비서' 시범사업을 통해 공공서비스 예약과 전자증명서 발급 등을 연계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검색과 쇼핑, 지도, 예약, 클라우드를 하나의 AI 에이전트 경험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AI 검색 기능 'AI탭' 등을 통해 서비스 경험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생활 플랫폼과 공공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경험이 글로벌 AI와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생성형 AI를 넘어 민원과 예약, 검색, 쇼핑, 메신저 등을 하나의 AI 경험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신사들은 서비스 운영과 인프라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SKT는 에이닷과 AI 데이터센터(AIDC), 글로벌 AI 협력망을 연결하는 풀스택 AI 전략을 기반으로 대규모 AI 서비스 운영 경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과의 '원(One) LG' 협업 체계를 통해 AI 모델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그룹 역량을 결집하고 있으며, KT 역시 AI 플랫폼과 AI 인프라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기업용 AI와 공공 AI를 연결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힘을 싣고 있다.
AI 전문기업들에게는 독자 AI 모델을 실제 대국민 서비스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스테이지와 NC AI, 이스트소프트, 코난테크놀로지, 라이너 등은 자체 모델과 AI 에이전트, 검색 서비스 등을 앞세워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AI 모델 성능뿐 아니라 실제 운영 역량까지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는 운영 단계에서 더 많은 비용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GPU 자원과 추론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정부가 초기 GPU와 운영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장기적인 수익모델 확보도 프로젝트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무료 AI 서비스는 이용자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운영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사업 기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공공 AI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운영 경험과 이용자 데이터를 다양한 AI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장기적인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무료 AI 서비스는 출시보다 이용자들이 계속 사용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서비스 품질과 공공서비스 연계, 안정적인 운영 체계와 비용 구조, 민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이 함께 갖춰져야 국내 AI 생태계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