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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시장 규제 재편…반복 위반 사업자엔 과징금 최대 2배

입력 2026-07-14 16:10:18 | 수정 2026-07-14 16:10:14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급성장 중인 중고거래와 해외직구 시장에 맞춰 전자상거래 규제를 손질했다. 개인 간 거래(C2C)에는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해외 플랫폼과 상습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투트랙 규제’ 체계로 전환한 것이 이번 제도 개편의 특징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오픈마켓 메인 화면./자료=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시행규칙과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도 함께 개정되며 대부분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해외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는 준비기간을 고려해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정은 올해 초 전자상거래법 개정의 후속 조치지만,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거래 특성에 맞게 규제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고거래 등 개인 간 거래에는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소비자 피해 규모가 큰 글로벌 플랫폼에는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개인 판매자의 신원정보 확인 범위 축소다. 그동안 네이버, 당근, 번개장터 등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사업자와 개인 판매자를 구분하지 않고 성명,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등 5개 정보를 모두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C2C 거래 확대와 함께 “실제 거래에 비해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수집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개인 판매자의 경우 전화번호와 전자우편주소만 확인하도록 의무를 완화했다. 이미 본인확인기관을 통해 신원이 검증된 판매자는 전화번호만 확인하면 된다. 개인정보 보호 요구가 높아지는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거래 추적이 가능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유지한 셈이다.

반면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된다.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사업자라도 연 매출 1조 원 이상이거나 최근 3개월 국내 월평균 이용자가 100만 명 이상인 경우, 또는 법 위반으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국내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국내 대리인의 성명과 연락처는 공정위에 제출하는 것은 물론 플랫폼 첫 화면에도 공개해야 한다. 그동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플랫폼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국내에서 책임 주체를 특정하거나 시정 요구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정부는 플랫폼 운영의 투명성도를 높이기로 했다.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은 후기 작성 자격, 게시 기간, 별점 산정 기준, 삭제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 등을 소비자가 후기를 보는 화면에서 공개해야 한다. 후기 노출과 삭제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사업자의 제도 적응을 위해 3개월의 계도기간이 부여된다.

제재 체계도 ‘사후 시정’보다 ‘사전 준수’에 초점을 맞췄다. 개정 시행령은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기준을 크게 높였다. 

5년 내 한 차례만 반복 위반해도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가중할 수 있고, 네 차례 이상 반복 위반하면 최대 100%까지 가중이 가능하다. 반면 자진 시정에 따른 과징금 감경은 기존 최대 30%에서 10%로 축소된다. 위반 이후 감경을 기대하기보다 처음부터 법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정이 최근 전자상거래 정책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모든 사업자에게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보다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는 완화하고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큰 분야는 규율을 강화하는 ‘핀셋 규제’​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해외 플랫폼의 국내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대리인 제도가 안착할 경우 소비자 분쟁 해결과 법 집행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반해 글로벌 플랫폼 입장에서는 국내 규제 준수를 위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이번 시행령·시행규칙과 과징금 고시 개정을 통해 개인 간 거래와 해외직구 등 새로운 전자상거래 환경에 맞는 소비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 경쟁 질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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