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중동전쟁이 국내 산업 생산에는 당초 우려보다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고용시장에는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격 흡수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위축되면서 5월 취업자 수는 감소로 전환했다.
중동전쟁이 국내 산업 생산에는 당초 우려보다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고용시장에는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사진=김상문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 및 고용 상황'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정유·화학 산업은 원유와 나프타 공급 차질로 생산 감소를 겪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IT 산업은 대체 공급망 확보와 재고 활용 등에 힘입어 생산과 수출 호조를 이어갔다. 중동전쟁이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크게 제약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고용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올해 4월에는 경제심리 위축으로 내수 관련 서비스업 고용 증가세가 둔화된 데 이어 5월에는 비용 충격의 영향이 가중되면서 전체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농림어업 등 생산비 부담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세가 확대됐고 운수업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보류하거나 결원을 미충원하면서 고용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용(유가)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충격은 모두 중소 제조업체의 고용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측면에서는 기업과 정부의 대응으로 충격이 상당 부분 제한됐다. 정유·화학 산업의 생산 감소 영향은 주로 수출에 집중됐고 자동차와 플라스틱 등 전방산업으로의 파급은 크지 않았다. 반도체는 브롬과 헬륨 등 핵심 원자재를 대체 조달하면서 생산 차질 없이 성장세를 이어갔고, 철강·비철금속은 중동 경쟁국의 생산 차질에 따른 반사이익도 일부 누렸다.
한은은 중동 상황이 점진적으로 안정될 경우 하반기에는 정유·화학 산업과 고용 모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비용 상승 충격이 당분간 이어지고 중소기업의 경영 여력이 약화된 만큼 고용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중동전쟁은 정유·화학 등 일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IT 호조에 힘입어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크게 제약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반면 고용은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향후 회복세를 재개하겠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