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장남인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에게 보유 지분 상당수를 증여하며 '3세 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전 전무의 경영 참여 및 책임을 높이며 본격적인 승계 밑작업에 나선 모습이다.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정수 회장은 지난 6일 보유 중이던 삼양식품 보통주 20만 주를 전병우 전무(17만1500주)와 장녀 전하영씨(2만8500주)에게 각각 증여했다. 이에 따라 전 전무의 삼양식품 지분율은 기존 0.59%에서 2.87%로 확대되며 김 회장(1.11%)을 웃돌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김 회장의 지분 증여를 차후 경영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전 전무는 부친인 전인장 전 회장(3.13%)에 이은 개인 2대 주주가 된다. 핵심 계열사인 삼양식품에서 전 전무의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경영 능력을 입증할 시험대를 마련했다는 시각이다.
삼양식품 지분 35.48%를 지주회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보유하고 있고,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최대 주주가 여전히 김 회장(지분 32%)인 만큼 승계 준비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다만 전 전무의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이 24.2%로 부친인 전 전 회장(15.9%)를 웃돌고 있고, 전하영씨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등 승계 구도는 한층 더 명확해졌다.
1994년생인 전 전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입사 이듬해인 2020년 이사로 승진했고, 2023년 상무를 거쳐 지난해 11월 전무로 승진했다. 현재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 헬스케어BU장 등을 겸임하며 신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전 전무의 핵심 과제는 삼양식품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다. 김 회장이 '불닭 신화'를 일궈내며 회장 자리까지 오른 만큼, 전 전무 역시 원활한 승계를 위해선 리더십을 입증할 실적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불닭' 브랜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사업 다각화 성과가 승계의 유력한 명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면스낵 사업가 차지한 비중은 91.6%로, 대부분의 매출이 '불닭' 브랜드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전 전무가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신규 브랜드 '맵탱'은 삼양식품의 '넥스트 불닭' 후보로 육성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기존 '불닭브랜드본부'를 축소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산하로 편제했다. '불닭'의 성공 경험을 타 브랜드로 확산해 조직 간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삼양식품은 올해 동남아시아에 '맵탱' 신제품을 선보이고, 파스타 브랜드 '탱글'의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도 삼양식품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전무는 헬스케어BU장으로 식물성 식품 및 건강 기능 식품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항노화·대사건강 연구조직인 미토믹스연구소 소장도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엔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펄스랩'을 론칭했고, 최근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스핀들'도 새롭게 선보였다. 라면을 넘어 다양한 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맵탱과 탱글 등 신규 라면 브랜드부터 스핀들과 같은 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 전무도 신사업 결정권자로서 여러 방면에서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