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7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정 장관은 “검찰개혁은 95% 정도 완료됐다”면서도 “피해자 보호와 부실수사 방지를 위한 보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사의 표명 관련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상황에 법무부 장관 사의 문제가 관심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검찰개혁은 95%가량 달성됐고 큰 틀의 결론이 난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수 개월간 수면장애 등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 많이 의논했다”고 덧붙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7.27./사진=연합뉴스
이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은 법을 통과시켰다고 자동으로 출범하는 것이 아니다. 공소청·중수청을 출범시킨 후 물러나라”며 잔류를 촉구했다.
반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할 일도 의지도 없다는 뜻인가”라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무력감 때문에 물러나려는 것 아닌가. 보완수사권 폐지가 이재명 정부 레임덕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 폐지는 이미 정부의 입장”이라며 “정부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정한 만큼 국회가 피해자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명분으로 사건을 1~2년씩 끌거나 권한을 남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검찰 권한 오남용을 막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라고 밝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정부 방침이 정해졌는데도 계속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하는 것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7.27./사진=연합뉴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형사소송법 개정의 핵심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아니라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며 “경찰이 수사하고 검사는 보완수사 요구와 기소를 담당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주 여아 성착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통신영장을 기각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일이야말로 검찰 권한을 견제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어떤 권력도 독점하면 남용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뿐 아니라 앞으로 경찰과 중수청 역시 국민이 의심하지 않도록 견제와 통제가 가능한 제도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이날 야당 간사로 선임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놓친 부분을 검찰이 다시 걸러주는 것이 보완수사권의 기능”이라며 “피해자 의견 진술과 사실조회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 자체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문제가 많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다수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며 “장관이라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아동학대와 장애인 학대 외 보이스피싱·다단계 사기와 같은 다중 피해 사건과 마약·뇌물·간첩 사건에 보완수사가 필요한 대표적 사례”라며 “송치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장관은 “보이스피싱과 다단계 등 다중 피해 사건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원칙은 보완수사권 폐지이며 그 과정에서 부정적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