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를 강타했던 반도체 업종의 주가 급락세가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도하게 누적됐던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수급 충격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이달부터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 개선에 기반한 반도체주 중심의 실적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증시를 강타했던 반도체 업종의 주가 급락세가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6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8월 증시의 핵심 키워드로 반도체 실적 장세를 제시했다. 지난 7월 반도체 업종 주가는 평균 34% 하락하며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당시의 낙폭을 넘어섰다. 4월부터 6월 사이 글로벌 반도체 쏠림 현상과 신용 레버리지 확대로 투기적 포지션이 급증한 가운데,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우려와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동시에 부각되며 4년 만에 최대 규모의 투매가 쏟아진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가 하락을 촉발했던 악재들은 점차 해소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예약이 사실상 2028년까지 완료되면서 당초 불거졌던 FCF 적자 우려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란전 휴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 유가와 미국 장기 금리에 대한 부담도 한결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업황을 떠받치는 핵심 축인 메모리 반도체와 AI 기판 시장에서는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빅테크 고객사들의 메모리 및 AI 기판 수요 충족률은 60~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렇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미충족 수요가 다음 해로 계속 이월되며 2028년까지 연쇄적인 누적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반면 신규 메모리 팹(공장)과 기판 생산 라인을 완공해 실제 양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최소 2~3년 이상이 소요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수요를 당장 공급이 따라잡기 불가능한 구조적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수급 환경 속에서 지난 7월의 연쇄적인 주가 급락은 오히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견조하게 유지되는 반면 주가만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코스피의 2027년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5.0배로 역사적인 저평가 수준까지 낮아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7월 코스피 급락은 강세장 붕괴라기보다는 과도한 쏠림 해소와 수급 충격의 일단락 과정"이라며 "이달부터는 실적 개선이 뚜렷한 반도체 업종 중심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증권은 반도체 업황 회복의 수혜를 누릴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을 꼽았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