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카니발 하이리무진의 넉넉한 공간이 마음에 들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웠다면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기아가 새롭게 선보인 '카니발 하이루프'다. 기본 카니발보다 지붕을 높여 하이리무진에 가까운 공간감을 확보하면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모델이다.
카니발 하이루프는 기존 카니발과 카니발 하이리무진 사이를 채우는 신규 라인업이다. 기본 모델에 하이루프를 적용하고 기존 하이리무진과 동일한 스틸 소재 루프를 사용했다. 기본 카니발보다 전고를 270㎜ 높여 2·3열 승객의 머리 위 공간을 대폭 넓힌 것이 핵심이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최근 카니발 하이루프 1.6 터보 하이브리드 9인승 시그니처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스노우 화이트 펄 외장과 코튼 베이지 내장 조합으로, 스타일과 스마트 커넥트·헤드업 디스플레이(HUD)·빌트인 캠 2, 컴포트, BOSE 프리미엄 사운드, 드라이브 와이즈·모니터링 등 선택 사양을 모두 적용했다. 차량 가격은 외장 색상 옵션 10만 원을 포함해 6721만 원이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단연 높아진 지붕이다. 카니발 특유의 길고 큰 차체 위로 루프가 솟아 있어 일반 모델과 나란히 세워두면 차이가 더욱 선명하다. 다만 차체와 루프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흔히 개조형 하이루프 차량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크지 않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높아진 지붕의 가치는 차에 올라타면 더욱 확실하게 체감된다. 특히 2열뿐 아니라 3열에서도 머리 위로 상당한 여유 공간이 남는다. 일반 카니발도 실내 공간이 부족한 차는 아니지만, 하이루프에서는 수직 방향의 여유가 더해지면서 실제 면적 이상으로 실내가 넓게 느껴진다. 장거리 이동이 잦거나 여러 명이 함께 차를 이용할수록 장점이 분명해질 만한 부분이다.
2열과 3열은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반면 2·3열에 승객이 모두 탑승한 상태에서 4열까지 사용하면 공간 활용성은 크게 떨어진다. 4열은 성인이 편하게 앉기에는 공간이 빠듯했고, 어린이가 타더라도 장시간 이동하기에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준이다. 여기에 4열 좌석을 세우고 나면 별도의 적재 공간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4열까지 펼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천장./사진=김연지 기자
하이리무진과 동일한 스틸 소재 루프를 사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단순히 지붕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내구성과 안전성을 고려했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외장에는 수평적인 크롬 몰딩과 대형 LED 후방 보조제동등을 적용해 하이루프만의 차별화도 꾀했다.
실내 분위기도 일반 카니발과는 조금 다르다. 높아진 천장에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해 공간 자체가 한층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후석에는 LED 독서등도 마련했다. 화려한 편의장비를 대거 집어넣은 하이리무진과 달리, 공간 자체의 쾌적함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 특징이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독서등./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디지털 룸미러./사진=김연지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개방감이 좋고 후방 시야도 무난하게 확보된다. 디지털 룸미러를 활용하면 뒷좌석 승객이나 짐으로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에서도 뒤쪽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운전대를 잡으면 외관에서 느껴지는 높이에 비해 하이루프라는 사실이 크게 의식되지는 않는다. 시승차는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출발과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 큰 차체를 비교적 부드럽게 움직이고, 속도를 높이면 엔진이 자연스럽게 개입한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수납공간./사진=김연지 기자
카니발의 성격상 날카로운 가속 성능보다는 승차감과 부드러운 움직임에 무게가 실린다. 일상적인 도심 주행이나 고속도로에서 흐름을 따라가는 데 부족함은 크지 않다. 전고가 일반 카니발보다 270㎜ 높아진 만큼 차선 변경이나 굽은 길에서는 차체의 높이가 어느 정도 체감된다. 다만 하이루프 모델치고는 롤 현상이 심하지 않았다. 일상적인 속도로 코너를 돌거나 차선을 바꿀 때 차체가 과도하게 출렁이거나 불안하다는 느낌도 없었다.
카니발 하이루프의 핵심은 결국 가격과 공간의 균형이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기준 노블레스는 5666만 원, 시그니처는 6021만 원부터 시작한다. 3.5 가솔린은 각각 5211만 원과 5566만 원이다. 기아는 우선 9인승을 출시하고 하반기 7인승 모델도 추가할 예정이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2열까지 펼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열까지 펼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시승차처럼 시그니처에 선택 사양을 모두 더하면 가격은 6721만 원까지 올라간다. 절대적인 가격만 놓고 보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카니발 하이루프가 겨냥하는 지점은 일반 카니발보다는 하이리무진에 가깝다. 하이리무진에서 공간이라는 핵심 장점을 가져오되 일부 고급 편의사양을 덜어내 가격 부담을 낮춘 선택지로 볼 수 있다.
특히 2·3열의 넉넉한 헤드룸은 숫자보다 실제 탑승했을 때 체감 효과가 크다.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장거리 이동이 잦은 소비자, 의전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넓은 후석 공간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하이루프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다만 9인승의 모든 좌석을 자주 활용해야 하거나 탑승 인원이 많은 상태에서 짐까지 넉넉하게 실어야 한다면 4열과 적재공간의 제약은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카니발 하이루프는 하이리무진의 핵심 경쟁력인 높은 천장과 여유로운 후석 공간은 탐나지만 가격은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를 겨냥한다. 카니발과 하이리무진 사이에 비어 있던 틈을 꽤 영리하게 파고든 선택지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