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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로봇이 물류 ‘척척’…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가보니

입력 2026-08-09 11:00:00 | 수정 2026-08-09 11:05:00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 자동화 물류센터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의 인력만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오후 부산 강서구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격자 형태로 층층이 쌓인 레일 위를 내달리는 100여 대의 사각형 로봇과, 군데군데 배치된 로봇팔들이 눈에 들어왔다. 로봇들이 분주하게 상품을 옮기는 과정에는 사람 손길이 닿을 틈이 없었다. 롯데마트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구축한 자동화 물류 시스템이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 상온구역에서 피킹 로봇 '봇'이 보관 전용 바스켓을 이동시키고 있다./사진=롯데마트 제공



이날 문을 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이하 센터)'은 연면적 4만㎡ 규모로, 최대 3만5000개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다. 상품 입고와 보관, 운반과 포장, 출하까지 주문 전 과정을 통합 제어하는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 솔루션이 적용됐다. 최대 1000대의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송 효율성을 높이는 '물류 혁신'이 목표다.

센터 내 공간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격자형 레일 설비인 ‘하이브(Hive)’였다. 냉장 상품의 경우 8단 높이로, 상품 종류가 더 많은 실온 상품은 최대 21단 높이로 상품을 보관한다. 센터에 입고된 상품은 검수를 거쳐 전용 보관 바스켓인 ‘하이브 토트(Hive Tote)’에 담기고, 상품 형태별로 각각의 하이브로 이동하는 구조다.

상품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하이브 구조에 맞춰 상품 배치도 유동적으로 조정된다. 센터에 적용된 AI 알고리즘은 계절과 날씨 등을 반영해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 위치를 지속적으로 조정한다. 주문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은 꺼내기 쉬운 상단으로 옮기는 식이다.

하이브에 보관된 상품을 옮기는 것은 사각형 모양 피킹 로봇인 ‘봇(BOT)’이다. 초록색 불빛을 점멸하며 초속 4m로 움직이는 봇은 중앙제어시스템과 초당 10회 통신하며 최단 경로로 상품을 운반한다. 하이브 상단에 배치된 로봇팔 'OGRP(On Grid Robotic Pick)'는 봇이 운반해 온 상품을 집어 직접 포장한다. OGRP에는 지능형 내장 센서가 탑재돼 피킹 및 포장 과정에서 상품이 손상될 위험을 줄였다.

센터 관계자는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는 상품을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AI 학습을 반복하면서 오류가 계속 줄어들어 현재는 사람보다 더 정확한 수준”이라며 “시범 중 하루에 4만여 개 상품까지 처리하는 동안 일평균 오류는 10건 미만으로, 앞으로 학습을 거치면서 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딜리버리 토트가 벨트를 따라 패킹 및 출하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사진=롯데마트 제공



신선식품을 다루는 만큼 자동화 못지않게 집중한 부분은 온도 관리다. 센터는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냉장·냉동 상품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엔드 투 엔드' 콜드체인을 구현했다. 상품이 센터에 입고되는 입하장과 상품을 검수하는 디캔트 스테이션, 상품이 보관되는 하이브 그리드와 주문 상품을 담는 피킹 스테이션 등 물류 전 과정에서 상온·냉장·냉동 제품을 각각의 분리된 구획에서 처리한다. 냉장·냉동 상품에는 30℃가 넘는 온도에서도 6시간 이상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 패키지가 적용된다. 

특히 냉동 상품의 경우 완전 자동화 냉동 보관 구역인 ‘오토 프리저’가 도입됐다. 영하 25℃ 환경에서 사람 대신 로봇이 냉동 상품을 이동시키는 설비로, 자동화를 통해 기존 물류에서 냉동 상품이 상온에 노출되는 구간을 제거했다. 극저온 환경에 맞춰 특수 제작된 전용 로봇이 피킹 과정을 사람의 개입 없이 처리하는 만큼, 상품이 밖으로 운반되는 통로도 상자만 통과하는 작은 격벽으로 설계해 온도 변화를 줄였다. 

최종 포장된 상품이 배송을 기다리는 출고 단계에서도 서늘한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다. 출고장을 1℃에서 5℃ 사이 온도로 관리해 신선도 저하를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배차가 완료되면 개별 출입구를 통해 상품이 적재된 상태 그대로 배송차량으로 이동된다. 배송 차량에도 자체 콜드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실시간 도로 상황을 반영해 최적 경로를 설계하는 AI 기반 배차 알고리즘을 통해 배송 속도도 개선했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신선식품 물류센터에서는 상품이 상온에 노출돼 품질이 저하될 수 있는 구간이 분명 존재한다”며 “제타 스마트센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콜드체인을 통해, 신선식품을 완벽한 품질로 제시간에 고객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전용 배송차량이 대기 중인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한편 센터는 친환경 및 방재 설비도 충실하게 갖췄다. 옥외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는 연간 약 24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해 센터 전력 사용량의 약 15%를 충당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통해 연간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역마다 독립 층별 구조로 설계해 화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역 소방당국과 협의해 화재 시 소방대원이 외부에서 직접 방수할 수 있는 ‘소방 방수창’도 설치했다. 일반 물류센터보다 4배 이상 많은 방수량의 '조기진압형 스프링클러'를 갖췄으며, 소방용수 1000톤도 확보했다. 화재 확산을 막는 안전 구획, 배터리 보관 구역 내 전용 소화기와 방화포 등도 배치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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