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로봇산업의 높은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로봇기업들은 여전히 낮은 수익성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선제적인 연구개발과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 다만 인공지능(AI) 기술과 로봇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적용 분야도 점차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로봇기업들이 낮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에는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고스트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비전60./사진=고스트로보틱스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77억 원, 영업손실 14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3.3% 급성장했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2분기 매출 920억 원, 영업이익 10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4% 증가하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으로 수익성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로봇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LIG D&A가 인수한 고스트로보틱스는 올해 2분기 매출 34억 원, 영업손실 12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영업손실 130억 원을 기록해 올해 상반기 누적 손실은 252억 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올해 1분기 매출 349억 원, 순손실 1838억 원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501억 원, 순손실 5284억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서도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로봇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기술 개발과 사업 확대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로봇은 AI,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되기 때문에 연구개발(R&D)과 전문 인력 확보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
또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로봇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기업들은 생산 관련 투자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관련 비용이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생산되는 로봇은 현대차와 기아 미국 공장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며 “당분간은 수익성보다 시장 선점과 기술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관련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50조 원 시장 열린다”…향후에는 핵심 성장축 기대
당분간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국내 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미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AI 기술 발전과 함께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제조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그룹 골드만삭스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올해 30억 달러(약 4조2400억 원) 수준에서 2035년에는 380억 달러(약 49조56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로봇 시장의 성장에 따라 현재의 투자 부담이 향후 실적으로 돌아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 현장 내에서는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안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로봇 도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피지컬 AI와의 접목으로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벗어나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더욱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산 분야에서도 감시·정찰 등의 임무에서 로봇이 활용될 수 있어 유·무인복합체계를 앞당길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시장 확대는 로봇 사업의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향후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로봇 사업을 구체화하며 성장 잠재력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에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제조·물류·가정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사도우미 로봇 ‘LG 클로이드’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사업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로봇 사업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점에는 지금까지의 투자 비용이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