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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상한’ 생긴다…태양광 200m·풍력 1500m로 제한

입력 2026-08-11 14:03:46 | 수정 2026-08-11 14:03:42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운영해 온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 규제에 국가 차원의 상한을 도입한다. 태양광은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200m, 풍력은 주거지역 최대 1500m·도로 최대 500m까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이격거리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재생에너지 사업의 인허가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과도한 입지규제로 인한 사업 제약을 줄여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기준은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최소 이격거리’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이보다 더 강한 규제를 설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한선 기준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상한을 설정했다./자료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올해 3월 개정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 오는 9월 18일부터 시행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자체별 제각각 이격거리…지역별 편차 크고 입지 제약 요인으로 작용

그동안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이격거리는 지방정부가 조례를 통해 정해왔다. 전국 228개 기초지방 정부 가운데 129곳이 이격거리 규정을 두고 있으며, 태양광은 100~1000m, 풍력은 100~2000m까지 지역별 편차가 컸다.

정부는 이 같은 지역별 규제 차이가 발전사업자의 인허가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입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와 발전사업자, 관련 협회, 농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주민 수용성,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 차원의 상한을 마련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태양광 발전설비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200m 이내에서만 지방정부가 조례로 이격거리를 정할 수 있다. 주거지역은 최소 5가구 이상의 주택이 있는 곳을 기준으로 하며,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도로로부터의 이격거리 기준을 별도로 설정할 수 없도록 했다.

풍력은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500m, 도로로부터 ​최대 500m까지 이격거리 기준을 정할 수 있다. 특히 풍력은 안전성을 고려해 발전설비 높이의 2배에 해당하는 거리를 하한으로 설정했다.

과도한 조례는 9월 시행 전 정비…주민참여형 등은 이격거리 제외

이번 제도의 핵심은 국가가 정한 거리를 모든 지역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제한하는 상한제라는 점이다.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이격거리를 조례로 규정한 지방정부는 시행령 기준 이내로 조례를 완화해야 한다. 반면 이미 상한보다 낮은 이격거리를 적용하고 있는 지방정부는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 주거지역으로부터 300m의 이격거리를 규정한 지방정부는 200m 이하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반면 100m를 적용하고 있는 지방정부는 현행 조례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격거리 규제의 적용 자체를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 법률에 따라 주민참여형 발전설비, 지붕형 태양광발전설비, 자가소비용 태양광발전설비에는 이격거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이격거리 적용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지역으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또는 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지역과 함께 관광지·관광단지, 자연취락지구 등이 시행령에 규정됐다.

기후부는 전국 기초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법 시행일인 9월 18일 이전까지 관련 조례가 개정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사업 ‘입지 예측 가능성’ 높인다…법체계도 재편

정부가 이격거리 상한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별로 상이한 규제로 인해 발생했던 재생에너지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같은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이라도 어느 지방정부에서 사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이격거리 기준이 달랐다. 특히 태양광은 최대 1000m, 풍력은 최대 2000m까지 조례상 기준이 존재해 사업자의 입지 선정과 사업성 검토에 상당한 변수가 됐다.

이번 상한 도입으로 지방정부가 설정할 수 있는 규제의 범위가 명확해지면서 사업자의 입지 검토와 인허가 과정에서의 예측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격거리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모든 재생에너지 사업의 추진 여건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업 과정에서는 계통 접속과 환경·경관 문제, 주민 수용성 등 다른 요인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는 기존에 하나의 법률에서 함께 다루던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법체계도 분리한다. 개정된 법률에 따라 재생에너지는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수소 등 신에너지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로 각각 규율되며 시행령도 이에 맞춰 분리된다.

이경수 기후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지역마다 달랐던 이격거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상한을 정해 재생에너지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도 주민 수용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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