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한국전력이 올해 상반기 5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과거 에너지 위기 당시 쌓인 200조 원 대의 막대한 부채와 매일 백억 원이 넘게 나가는 이자 비용 탓에 재무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실정이다.
한국전력이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46조31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사진=한전
12일 한전이 공시한 '2026년 상반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결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46조3173억 원(+0.3%, 1432억 원), 영업비용 41조4046억 원(+2.8%, 1조1200억 원), 영업이익 4조9127억 원(-16.6%, 9768억 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3%(1432억 원)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5조8895억 원보다 16.6%(9768억 원)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조7965억 원으로 21.0%(2조7965억 원) 감소했다.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에는 전력 판매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단가는 전년 동기와 유사 수준을 유지했으나, 전체 전력 판매량이 0.6% 줄어들면서 전기판매수익이 43조96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1934억 원) 감소했다. 여기에 국제 유연탄 가격이 톤당 103.1달러에서 128.2달러로 24.3% 뛰면서 자회사 연료비 부담이 8177억 원(+8.8%) 늘어난 점이 영업비용 증가(+2.8%, 1조1200억 원)를 견인했다.
다만 석탄 발전량 증가에 따른 대체 효과로 민간발전사 LNG 구입량이 줄면서, 민간발전사 구입전력비는 17조20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1509억 원) 감소하며 추가 악화를 막았다.
감가상각비 등 기타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4532억 원 증가(+3.3%)했다.
연속 흑자 달성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재무적 그늘은 여전히 짙은 상황이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폭등했던 연료비를 제때 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쌓인 누적 적자와 차입금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10조7000억 원, 차입금은 133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하루에 지불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평균 115억 원 수준이다.
이에 한전은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해 송전제약 완화 및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탄력 운영으로 구입전력비를 절감하는 등 총 6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또 영업제도 개선을 통한 수익 확대로 2000억 원, 투자사업 시기 조정으로 6000억 원 등 상반기에만 총 1조4000억 원의 재무개선 실적을 올렸다. 이에 따라 2023년 기준 47조8000억 원까지 불어났던 별도 기준 누적 영업적자는 올해 상반기 34조 원(-28.9%)으로, 별도 차입금은 89조6000억 원에서 84조8000억 원(-5.4%) 수준까지 줄였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이다.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 유가 및 환율 상승 여파가 하반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평균 64.9달러에서 104.5달러로 61%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1490원대를 넘나들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구입전력비 절감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고강도 자구 노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3대 메가프로젝트인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국가 전력망을 적기에 구축하고, 전력 설비와 망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