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택지 조성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최대 2년 7개월 단축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공급을 2배 이상 늘려 공급 속도전에 필요한 자금줄을 터주겠다는 구상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겨냥한 금융 지원도 대폭 확대됐다.
정부가 공공택지 조성부터 민간 정비사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등을 아우르는 전방위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2026~2030년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 목표에 더해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5년간 수도권 23만 가구 이상 추가 공급…택지 조성기간 절반으로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앞서 9.7대책에서 제시한 5년간(2026~2030년)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 목표의 이행력을 높이는 한편, 신규택지 10만 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핵심은 공급 시차 단축이다. 국토부는 공공택지 조성단계별 소요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택지 발표 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현행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구축한다.
지구지정 단계는 12개월에서 4개월로, 지구계획 단계는 24개월에서 13개월로, 보상·이주·퇴거 등 부지확보 단계는 44개월에서 24개월로 각각 줄인다. 택지 규모와 사업방식에 따라서는 21~34개월 내 착공이 가능한 지구별 특화모델도 별도로 마련했다. 3기 신도시 등 기존 지구는 최대 1~2년 속도를 앞당겨 2030년까지 8.9만 가구를 조기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역세권 등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곳에는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한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 일대(1000가구), 경기 남양주 와부읍 일대(2만1700가구), 경기 광주 장지동 일대(4500가구) 등 2.7만가구 규모의 신규 지구 입지가 이번에 공개됐고, 7.3만가구 이상의 추가 후보지도 연내 발표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신규택지 발표 시까지 서울 개발제한구역(GB) 전역과 서울 인접 수도권 GB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하고, 최근 5년간 거래 중 이상거래 1179건을 선별해 경찰청 수사를 의뢰하는 등 투기방지 대책도 병행한다.
도심에서는 태릉CC, 과천 경마장·방첩사 등 '1.29 공급방안' 부지의 조기 착공을 추진한다. 재개발·재건축은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2028년까지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취득세 감면과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2030년까지 약 23.4만 가구의 정상 착공을 지원한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5.1만 가구, 소규모 정비사업은 4.2만가구, LH 등 매입임대는 수도권 14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잡았다.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도 담겼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은 건축면적 제한을 660㎡에서 1000㎡ 미만으로, 다가구 층수 제한은 3개층에서 4개층 이하로 각각 상향한다. 또 수도권에서 2027년까지 사업계획 승인을 받는 주택건설사업은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을 4%포인트 낮추고, 같은 기간 착공하는 전국 주거시설은 개발부담금을 전액 면제한다.
전월세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는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등 부담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하고, 다양한 소득계층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유형을 신설한다. 청년 보편형 전세임대 제도를 새로 만들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대상도 넓힌다. 세입자가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에 예탁하고 집주인은 매달 월세 수익을 받는 '전월세 안심신탁사업'도 9월 집주인 모집을 시작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범정부 주택 신속공급 점검회의'를 신설해 이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국토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 공급 혁신단'이 현장 애로를 밀착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 PF보증 3년간 평균 28.7조 원…자기자본비율 규제는 2029년으로 유예
금융위원회는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 규모를 현재 26.3조 원에서 47.8조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특히 PF 보증공급을 올해 23조 원, 내년 33조 원으로 집중 배정해 착공예정 물량이 가장 적은 2027년의 신속한 착공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는 직전 3개년 평균(13.1조 원) 대비 약 2.2배 늘어난 규모다.
주거사업장 보증비율은 기존 90~95%에서 100%로 2027년 말까지 한시 확대하고, 보증수수료 30% 인하 조치도 같은 기한까지 연장한다. 3개월 내 조기 착공하면 수수료를 10% 추가 인하해준다. 캠코 PF정상화 지원펀드는 3조 원 이상으로 새로 조성해 부실사업장 정상화의 마중물로 삼는다. 은행·보험업권이 자체 조성한 신디케이트론도 1조 원에서 5조 원으로, 금융업권 자체펀드는 7.3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확충한다.
당초 2027년 시행 예정이던 주거사업장 PF 자기자본비율 규제는 2029년까지 2년간 한시 유예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의 자금조달 애로를 고려한 조치다. 이와 함께 고가주택·준주택 혼재사업장에 대한 보증 요건을 완화하고, 정비사업 이주비대출 LTV 산정 시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을 적용하도록 개선했다.
청년 등 실수요자를 위한 '핀셋형 지원'도 마련됐다. 내년 1월 자가·반전세·전세 등 모든 주거형태를 아우르는 '청년 주거 지원 3종 세트'가 출시된다. 자가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4억 원 이하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연 3조 원 한도로 2년간 한시 공급된다.
월세 수준의 원리금 상환과 생애최초 LTV 우대혜택(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80%)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전세와 월세 대출을 묶은 '청년 전월세결합보증'도 연 4.5조 원 규모로 신규 출시되고,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지원 대상과 대출한도도 확대된다. 보금자리론은 신혼부부가 부부합산이 아닌 부부 중 1인의 소득(7000만 원 이하) 기준으로도 심사받을 수 있도록 페널티를 해소했다.
다만 투기적 대출 수요에 대해서는 관리 기조를 유지한다. 실거주 이력이 없으면서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자금으로 활용한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를 전세대출보증 제한 대상에 새로 포함시키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수도권·규제지역 기준 80%에서 70%로 낮춘다. 일시적 소득 증가가 대출한도를 부풀리지 않도록 DSR 소득산정 기준도 손봤고,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은행 자본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이주비대출, 신축 입주단지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과 직결된 주담대는 금융회사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이런 상황 변화를 반영해 금융위는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당초 1.5%에서 3%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늘어난 대출여력은 주택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안정 등 정책적 목적에 한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주택공급 정상화를 위해 공공이 할 일은 더욱 신속히 추진하고,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히 지원한다는 원칙 하에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원하는 곳에 충분히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