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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독주 속 국산 신약 반격 준비… 비만치료제 판도 뒤흔들까

입력 2026-08-13 15:25:02 | 수정 2026-08-13 15:25:02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경쟁을 넘어 국산 신약과 신규 기전 후보물질까지 가세하는 다층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산 GLP-1 신약 출시와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비만치료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사진=Wikimedia Commons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5년 3억7700만 달러(약 5614억 원) 규모로 미국·브라질·캐나다·호주에 이어 세계 5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시장 규모도 약 2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 최대 2000억 달러(약 292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마운자로 독주에 국산 GLP-1 도전

국내 시장의 중심에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있다. 2025년 8월 국내 출시된 마운자로는 출시 첫 분기인 지난해 3분기 매출 284억 원에서 4분기 1916억 원으로 급증하며 위고비의 1234억 원을 처음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3232억 원을 기록하며 위고비의 1040억 원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매출도 5400억 원을 넘어섰다.

위고비 역시 2025년 연간 매출 467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요 제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마운자로의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른 모습이다. 기존 시장을 이끌었던 삭센다와 큐시미아 등은 두 제품의 등장 이후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축소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국산 비만치료제를 앞세워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HM11260C)는 국내 최초 GLP-1 계열 비만 신약으로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 9.75%를 기록했다. 위약군 감소율 0.95%와 비교하면 뚜렷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셈이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 시설 모습./사진=한미약품


10%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49.46%였으며 최대 30% 감량 사례도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202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 지정에 이어 같은 해 12월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올해 4분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출시 이후에는 당뇨 적응증 확대와 디지털융합의약품(DTx),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일반의약품(OTC) 등을 연계하는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LCM) 전략도 추진할 계획이다. 후속 후보물질인 삼중작용제 HM15275와 신규 기전의 HM17321까지 개발하면서 단일 제품이 아닌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선다.

◆ 후발주자도 신규 기전·생산망으로 승부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참전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사진=챗GPT


HK이노엔은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우월성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IN-B00009)는 국내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올해 1월 완료했으며 강북삼성병원 등 24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공개된 임상 2상 직접 비교 결과가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투여 20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에서 세마글루타이드보다 35% 높은 결과를 보였으며 10% 이상 감량 환자 비율도 약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제 상업화 단계에서도 이러한 경쟁력이 유지될지는 추가 임상과 허가 결과를 통해 확인해야 하지만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주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유한양행은 GLP-1 경쟁에서 벗어난 신규 기전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GDF-15 수용체 결합 작용제인 YH34160, YH40863, YHC1140 등을 확보하고 ‘제2의 렉라자’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YH34160은 전임상에서 위고비 대비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으며 병용 투여를 통해 효과가 확대되는 결과도 제시됐다.

기존 GLP-1 계열을 활용한 개량신약 개발도 병행한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후보물질 IVL3021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기전과 투여 편의성 개선이라는 두 방향에서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비만치료제 경쟁은 신약 개발에만 머물지 않는다. 식약처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규제 변수가 부상했고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생산망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국내 생산과 관련해 SK팜테코가 원료의약품(API) 생산시설을 구축했으며 완제 생산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판매 경쟁에서 국산 신약의 상업화, 신규 기전 개발, 장기지속형 제제, 원료·완제 생산까지 경쟁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국산 GLP-1 비만 신약과 글로벌 블록버스터 간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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