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대한민국 최초 여성 강력반장 출신 박미옥 전 형사가 ‘용감한 형사들5’에 고정 합류한다.
티캐스트 E채널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5’ 측은 오는 21일 방송되는 17회부터 새 코너 ‘끝나지 않은 사건 Q’를 선보이고 박미옥 전 형사가 고정 패널로 합류한다고 19일 밝혔다.
‘끝나지 않은 사건 Q’는 관련 전문가들이 주제와 맞닿은 실제 담당 사건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박미옥 전 형사는 안정환,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함께 범죄 현장에서 느낀 의문과 고민 등을 전할 예정이다.
박미옥 전 형사는 프로그램 합류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사건·범죄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처벌 위주의 의견을 넘어선 다음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 발 더 나아가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하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용서할 수 없는 일도 있겠지만 낙인과 혐오보다 이해와 공존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E채널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5’는 오는 21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용감한 형사들5'에 출연하는 박미옥 전 형사. /사진=E채널 제공
[이하 ‘용감한 형사들5’ 박미옥 전 형사 일문일답 전문]
Q. 이번에 ‘용감한 형사들5’의 새로운 코너에 고정 멤버로 합류를 결정한 특별한 계기는.
A. 범죄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사건·범죄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처벌 위주의 의견을 넘어선 다음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끝나지 않은 사건 Q’가 한 발 더 나아가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하는 취지에 공감해 출연을 결심했다.
Q. ‘용감한 형사들’을 알고 있었나.
A. 시즌1부터 알고 있었다. 이슈되는 사건의 시의성보다 과거 사건을 검토하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었다. 현장 형사들이 직접 출연해 진정성을 보여준 점에 감사했다.
Q. 특별히 인상 깊게 본 사건이나 회차는.
A.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편에서 가스라이팅과 보험사기 범죄의 허점을 면밀하게 짚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심리적 지배에 의한 가치관의 훼손, 도덕적 왜곡의 원인에 관심이 많다.
Q. 고정 출연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A. 부담되는 것은 맞다. 30여 년 현장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수사를 했지만 형사적 경험만으로 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균형 있는 시선으로 말할 수 있도록 다시 공부하고 노력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Q. 안정환,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호흡을 맞춰본 소감은.
A. 첫 녹화 때 낯설고 힘든 마음이었는데 안정환이 편안하게 상황을 이끌어줘 나도 모르게 편안해졌다. 권일용 프로파일러와는 현장에서도 시선과 지식을 주고받으며 수사 방향을 재설정하곤 했는데 녹화를 하면서도 자꾸 궁금한 것이 생겼다. 방송에서 해야 할 역할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Q. 박미옥 전 형사만이 채울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이미 많은 전문가와 주제가 있는 방송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 고민도 했다. 형사로서 현장에서 느꼈던 의문과 인간적인 고뇌를 말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Q. 첫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프로파일러, 법의학자, 수사지휘자, 형사가 같은 사건 경험을 놓고 이야기할 때 서로의 역할이 시너지가 돼 힘이 됐던 느낌이 있었다. 방송인 것을 잊어버리고 마구 토론하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Q. 대중에게 ‘강하고 센 캐릭터’로 보이는 것에 대한 생각은.
A. 현장에서 담당형사는 작전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성별 구분이 없다. 30여 년을 형사로 살며 이미 나만의 캐릭터를 형성해온 사람이다. 한 사람의 경력과 삶은 순간순간이 쌓여 만들어진 정체성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Q. ‘용감한 형사들5’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우리 모두 결핍을 안고 태어나 그것을 채우며 성장한다. 범죄현장에서는 그 결핍이 왜곡되는 모습을 많이 보았지만 동시에 결핍이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도 보았다. 용서할 수 없는 일도 있겠지만 낙인과 혐오보다 이해와 공존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용감한 형사들5'에 출연하는 박미옥 전 형사. /사진=E채널 제공
Q. 1991년 여자형사기동대 창설 당시 합류한 계기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상사의 지시로 갔다. 1년 만에 정서적 버거움에 도망치고 싶었지만 ‘제대로 해보고 떠나자’는 마음이 30년을 하게 했다. 도박 단속을 위해 처음 승합차를 운전하던 순간, ‘오늘 우리의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는 무게감을 느꼈던 기억이 선명하다. 첫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밤늦게 서초동으로 향하던 길에서도 담당형사로서의 존재감을 처음 실감했다.
Q. 특별히 관심이나 시간을 많이 쏟았던 유형의 사건은.
A. 연쇄 성범죄사건, 실종사건이었다. 목격자가 없고 사회적 편견과 개인적 해석이 난무하는 사건 특성상 디테일한 수사 기술이 축적돼야만 입증이 어려운 사건도 동기와 증거까지 잘 수사할 수 있는 형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Q. 탈옥수 신창원 검거에 기여했고 이후 신창원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했다고.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
A. 가슴이 서늘했다. 작은 마을을 돌며 수사할 때 ‘내가 신창원을 알아채고 잡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었는데 신창원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인사했을 때는 ‘결국 놓칠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다.
Q. 여성 형사로서 조직 내에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 방법은.
A. 조직생활의 어려움이 여성이라는 이유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직업의 본질과 역할을 놓지 않고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했다.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은 노력이 쌓인 뒤에야 조직의 신뢰도 따라왔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나의 위치, 태도를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만이 지름길이었다.
Q. 은퇴 후 제주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럽나.
A. 인생을 여행하듯 살겠다는 마음으로 제주를 선택했다. 다만 아직 상시로 운영하는 곳은 아니다. 지금은 글 쓰는 작가이자 미술작가의 어시스트 겸 매니저로서의 본업에 더 충실하고 있고, 그 낯섦에 힘들 때 제주의 자연이 충분한 휴식처가 돼준다.
Q. 후배 형사들과 형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꿈을 꾸고 실천하는 삶은 자신을 사랑하는 구체적 방법이다. 직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끝까지 질문을 놓지 않고 단계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매 순간 뿌듯함과 위로를 느끼는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자신의 삶이다. 꿈을 시작할 기회와 그 가치를 실현하는 근력 있는 후배가 되길 응원한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