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AI의 급격한 발달로 기업의 사원과 대리 직급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은 늘어나지만 일자리는 늘지 않는 ‘고용 없는 호황’의 시대가 본격화된 만큼, 정부가 인센티브나 규제로 노동시장에 개입하려는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고 자율적 노동 유연성을 확립해야 한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는 19일 미디어펜 주최로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MP기업경제포럼’에서 기술혁신이 가져온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진단하며, 대한민국 청년 고용 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는 19일 미디어펜 주최로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MP기업경제포럼’에서 기술혁신이 가져온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진단하며, 대한민국 청년 고용 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AI가 이끄는 고용 구조의 파괴… “10년 뒤엔 이사진 10명이 1000명 역할 대처”
현 대표는 전통적인 기업의 피라미드형 조직 구조가 AI 기술 도입으로 인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사원과 대리가 조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AI가 단순·반복 사무는 물론 판례 분석, 자료 작성 등 중급 업무까지 대체하면서 조직의 하부와 허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올해 사원이 필요 없어졌다면 내년에는 대리, 내후년에는 과장까지 필요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10년 뒤에는 단 10명의 이사진이 과거 1000명이 하던 생산력을 충분히 커버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고용 정체 및 구조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한국 사회가 여전히 과거의 ‘성장=고용’이라는 정태적(Static) 관점에 갇혀 있다는 것이 현 대표의 분석이다.
◆ 하이에크 ‘무지의 지’… “정부 유도 정책과 사회적 기업은 100% 실패”
현 대표는 정부가 특정 유망 산업을 지정해 인센티브를 주거나 고용을 유도하는 정책을 ‘난센스’라고 규정했다. 어떤 기술과 기업이 성공할지 정부는 결코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세금이나 인센티브로 유도하면 100% 실패하고 시장 왜곡만 커진다”며 “정부가 고용 보조금을 주어 노동 코스트를 조금 낮춰준다고 해서 기업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한 그는 과거 좌·우파 정부를 막론하고 추진했던 ‘사회적 기업’ 정책 등을 언급하며, AI 전환기에도 정부 세금에 의존하는 유령 같은 선심성 공공 일자리나 사회적 기업 방식이 재발해 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4000년 전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정부가 가격과 임금을 규제해 왔지만 성공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정부의 선의에서 출발한 규제와 보호 정책이 결국 노동시장의 역동성을 죽이고 청년들을 더 큰 고통으로 몰아넣는다”고 지적했다.
◆ 내부자-외부자 격차 해소와 '기존 일자리 보존'의 위험성
현 대표는 정책의 초점이 ‘기존 일자리 사수’에 맞춰지는 상황을 경계했다. 기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 혁신의 속도가 느려지고, 이는 결국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의 증발로 이어진다는 비판이다.
그는 “청년들에게 진짜 위험한 것은 AI나 기술혁신 그 자체가 아니라, 혁신이 멈춰 서서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정체된 경제”라고 지적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듦에도 청년 고용률이 하락하고 대졸 청년의 첫 취업 소요 기간이 8.8개월에 달하는 본질적 원인은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력 저하’에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노동시장의 ‘내부자-외부자(insider-outsider) 문제’를 꼬집으며, 이미 안정적인 권리를 누리는 기존 근로자(내부자)를 과도하게 보호하느라 생긴 고용 조정 비용이 결국 시장 진입을 노리는 청년(외부자)들에게 신규 채용 축소라는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음을 짚었다.
◆ 한국 노동시장은 ‘감성·복지’ 단계… ‘자유 계약’ 체계로 가야
현 대표는 한국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근본 원인으로 노동을 보는 ‘유교적·복지적 사고방식’을 지적했다. 근로자를 단순 약자로 보고 인권과 복지의 틀로만 접근하다 보니 고용자는 해고할 수 없고 근로자만 자유롭게 이직하는 기형적이고 불균형한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진국처럼 서로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자율적으로 고용하고 해고할 수 있는 ‘영미식 노동 유연성(Flexibility)’ 모형으로 가야만 기업과 청년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며, “정치적 선동이나 감성적 접근에서 벗어나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한국 노동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현 대표는 “정치인들이 선거철마다 ‘청년 케어’를 외치며 표를 얻기 위해 노동시장을 갈라치기하지만, 경제는 손가락 하나만 살찌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레벨업 되어야 하는 하나의 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특정 기업을 선택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말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대대적으로 혁파하고 기업의 자율성을 극대화해 주는 ‘기업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