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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스페셜티 승부수...원료 자립은 과제

입력 2026-08-20 14:20:05 | 수정 2026-08-20 14:20:05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중국발 공급 과잉에 맞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소재로 체질을 개선 중인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핵심 원료의 높은 중국 의존도라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업계가 고순도 불산 등의 국산화 성과를 냈지만 원료인 무수불산의 97%를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서두르는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분석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 맞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소재로 체질을 개선 중인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핵심 원료의 높은 중국 의존도라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에틸렌 등 범용 기초유분 부문의 적자를 상쇄하기 위해 반도체 세정액, 배터리 소재 등 전자재료 기반의 스페셜티 사업 비중을 늘려왔다. 중국의 덤핑 공세를 피해 진입 장벽이 높고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 시장으로 활로를 개척한 셈이다.

하지만 최종 화학 제품을 고도화하는 기술 자립에는 성공했어도 정작 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초 원료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에 예속돼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대표적으로 육불화텅스텐 제조용 텅스텐 분말 역시 중국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최종 제품은 첨단화됐지만 기초 원료는 단일 국가에 종속된 반쪽 국산화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국내 석화업계, 고부가 스페셜티 전환 및 포트폴리오 재편 총력

이런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단순한 제품 생산 확대를 넘어 사업 기반을 재정비하며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전망이 불투명한 기초 석유화학 부문 비중을 줄이고 중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및 전장 분야 전자소재 제품군과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 등 고부가 스페셜티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원가 변동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과 여수 공장의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며 범용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고 스페셜티 확대를 통한 사업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열성과 절연성이 뛰어난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앞세워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가속기용 소재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업황 둔화와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인 합성고무 부문에서 솔루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와 수용성 친환경 에폭시 등을 스페셜티 고부가 영역으로 전환했다. 사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며 불확실성을 뚫고 수익성을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 "기초 체력부터 키워라"…공급망 내재화로 밸류체인 완성

업계 안팎에서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스페셜티 전환이 진정한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품군 고도화를 넘어 기초 소재의 공급망 내재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원광석 채굴부터 고순도 가공까지 이어지는 독자적인 인프라 구축이 과제로 떠올랐다. 핵심 화학 원료의 수입선을 동남아시아, 인도, 호주 등지로 다변화하는 리스크 분산 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밸류체인 최상단인 기초 원료를 단일 국가에 의존하는 현재의 시장 구조를 타파하지 못하면 원료 수급 불균형 시 언제든 원가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최종 제품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로 고도화하더라도 기초 원료의 공급망을 단일 국가에 의존한다면 언제든 마진을 빼앗길 수 있는 구조"라며 "체질 개선을 이루려면 범용 설비 구조조정과 더불어 핵심 광물 내재화 및 수입선 다변화에 업계의 명운을 걸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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