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게임사들의 마케팅비 지출이 실적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비를 대폭 늘린 기업들은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강력한 IP를 앞세운 기업은 대규모 광고비를 집행하고도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에서 마케팅비 증감과 영업이익 사이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단순히 마케팅비를 많이 지출한 기업의 실적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신작의 흥행 여부와 기존 IP의 매출 지속성, 마케팅 집행 시점에 따라 비용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정도가 크게 달라졌다.
◆신작 몰린 넷마블, 마케팅비 급증에 수익성 부담
넷마블은 마케팅비 증가가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넷마블의 2분기 마케팅비는 18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9.1% 늘어난 규모다.
스톤에이지 키우기, 솔: 인챈트,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 신작 출시가 2분기에 집중되면서 마케팅 지출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마케팅비 증가 속도가 매출 성장세를 웃돌았다는 점이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마케팅비는 35.5%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신작 출시를 통해 외형 성장을 노렸지만 출시 시점에 집중된 마케팅비가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압박한 셈이다. EBITDA 마진 역시 전년 18.3%에서 14.9%로 낮아졌다.
다만 넷마블은 이 같은 비용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넷마블은 하반기 마케팅비 절대 금액이 과거 분기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신작 출시가 몰리면서 마케팅비가 일시적으로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마케팅비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마케팅비용을 221억 원에서 697억 원으로 약 3배 늘렸던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들어서도 높은 비용 구조의 영향을 받고 있다. 2분기에는 마케팅비가 전년 대비 42.7% 감소했지만 이미 집행된 비용과 조직 정비에 따른 일시적인 인건비 증가 등이 겹치면서 영업손실 1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4개 분기 연속 적자로 마케팅비를 선제적으로 크게 늘린 뒤 신작 성과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비용 부담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크래프톤은 광고비 늘리고도 흥행…하반기 재확대 변수
크래프톤 언노운월즈, 서브노티카 2./사진=크래프톤
반대로 크래프톤은 마케팅비 증가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크래프톤의 2분기 광고비는 전년 대비 72.3%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410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광고비 증가가 실적 악화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기존 대표 IP인 배틀그라운드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에 더해 신작 서브노티카2의 흥행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대규모 마케팅비 지출이 실제 이용자 유입과 매출 확대로 연결되면서 비용 증가분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게임업계의 마케팅비를 단순한 비용 항목으로만 바라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케팅비가 늘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해당 비용이 어떤 IP와 신작에 투입됐는지 출시 이후 실제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가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또 다른 사례다. 2분기 마케팅비를 35억 원으로 줄이며 전년 대비 58.7% 비용을 절감했지만 영업손실 230억 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비용을 줄였음에도 모바일 매출이 47.8% 급감하면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도깨비의 세계와 오딘Q 등 신작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비를 다시 확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마케팅비 역시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지출 규모보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IP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출시 이후 성과에 따라 집행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마케팅은 출시 초기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비용이지만 신작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업이익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며 “하반기에도 신작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각 게임사의 마케팅비 규모보다는 투입한 비용이 실제 매출과 이용자 확대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