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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근로자 임금 지급 여부까지 매달 확인 해야"…원청사 관리부담 커지나

입력 2026-08-20 14:27:21 | 수정 2026-08-20 14:27:21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내년부터 민간 건설현장에서도 원청의 하청 근로자 임금 지급 여부 확인이 의무화된다. 하청업체에 임금 몫을 따로 지급한 뒤 실제 근로자에게 전달됐는지까지 매달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하도급업체가 많은 현장을 중심으로 원청의 관리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부터 민간 건설현장에서도 원청의 하청 근로자 임금 지급 여부 확인이 의무화되면서 하도급업체가 많은 현장을 중심으로 관리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임금구분지급제'의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적용 대상은 30일을 초과하는 도급사업 가운데 건설산업기본법상 '발주자직접지급제' 적용 범위에 들어가는 민간 건설공사다. 구체적인 공사금액 기준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원청 등 도급인은 매달 하청업체에 지급할 공사대금에서 근로자 임금 몫을 따로 떼어 줘야 한다. 여기에  익월에는 하청업체가 이 돈을 실제 근로자에게 지급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임금명세서와 사회보험료 납부내역 등을 받아 확인할 수 있고,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면 고용노동부에 알려야 한다.

원청 입장에서는 기존 하도급대금 지급 관리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는 셈이다. 하청업체에 돈을 보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중 임금 몫이 근로자에게 제대로 돌아갔는지까지 다시 챙겨야 한다.

건설현장은 공종별로 여러 하도급업체가 동시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업체별로 임금 지급내역을 매달 받아 확인해야 하는 만큼 하도급업체가 많을수록 확인 대상과 자료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여러 단계로 도급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각 단계의 바로 위 업체가 아래 업체의 임금 지급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의무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민간 확대 과정에서는 확인 업무를 전산으로 얼마나 처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전자대금지급시스템 등을 통해 임금을 지급한 경우 임금구분지급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공공 건설현장에서는 이미 이 같은 업무를 전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조달청의 '하도급지킴이'와 건설근로자 전자카드를 연결해 근로자의 출역기록과 대금 지급내역을 함께 관리한다. 누가 실제 현장에서 일했는지와 임금이 지급됐는지를 전산으로 맞춰볼 수 있는 구조다.

이런 관리체계가 운영되는 가운데 LH 건설현장의 임금체불은 2020년 24건에서 2021년 13건, 2022년 9건, 2023년 2건, 2024년 3건에 이어 지난해 2건으로 줄었다. LH 역시 체불 감소 성과를 전자적 건설관리와 체불 관리체계 등을 함께 운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민간에서도 이런 전산 관리가 바로 가능하느냐다. 실제 지난 1월 고용노동부가 LH와 건설업체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건설근로자 전자카드와 전자대금시스템의 연계를 강화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이름 표기 방식도 통일해 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시스템이 있어도 근로자 정보와 지급 정보가 제대로 맞물려야 확인 업무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도 민간공사 전자대금지급시스템 확대를 앞두고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에서 주로 사용하는 하도급지킴이는 민간공사 활용을 고려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어서 기능 보완과 네트워크·서버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시스템을 어디까지 인정할지와 이용료를 누가 부담할지도 정해야 할 사안으로 꼽았다.

건산연 관계자는 "준비 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민간공사에서의 혼선 발생과 불필요한 법 위반 사업자 양산이 우려된다"며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의 기능 보완과 민간 시스템 인정 기준, 수수료 부담 주체 등 관련 기준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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