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국내 8개 은행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BNK·JB·iM)가 비은행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증가를 이끌어냈다. 은행부문의 성장세가 부진했음에도, 금융투자부문에서 선방하면서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이에 지주사들이 자본관리와 비은행 자회사의 질적 경쟁력 확보에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 향배가 나뉠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30일 한국신용평가가 발간한 은행금융지주 피어 리포트(peer report)에 따르면 국내 은행지주사 8개사는 지난해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과 사업 다각화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8개사의 합산 순이익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은행부문과 금융투자부문이 각각 5% 94% 성장했다. 은행부문의 경우 2024년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손실 기저효과가 소멸된 덕분이다.
금투부문은 국내 증시 호황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iM금융지주의 경우 iM증권 흑자전환에 힘입어 순이익이 106.6% 폭증했다. 반면 8개 지주사의 보험부문은 약 19% 급감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금융지주는 보험사(동양생명·ABL) 편입이라는 구조적 이벤트로 인해 순이익 증가율이 1.2%에 그쳤다.
지난해 국내 8개 은행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BNK·JB·iM)가 비은행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증가를 이끌어냈다. 은행부문의 성장세가 부진했음에도, 금융투자부문에서 선방하면서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이에 지주사들이 자본관리와 비은행 자회사의 질적 경쟁력 확보에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 향배가 나뉠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올해 실적 향배는 어떻게 갈릴까. 한신평은 "은행지주사의 자본관리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비은행 경쟁력 확보가 실적 차별화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은행지주사들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관점에서 자본배분을 정교화하고 있다. CET1비율 13% 내외를 목표치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를 이미 달성한 금융지주는 비은행 자회사의 RORWA도 양호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목표치에 미달한 금융지주는 비은행 RORWA 수준에 따라 RWA 확대를 제한하거나(저RORWA 자회사 중심) 오히려 확대하는(고RORWA 자회사 중심) 등 전략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과도한 RORWA 기반 자본배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ORWA 기반 자본배분이 과도할 경우 저성과 자회사에 대한 투자·지원이 축소되거나, 고RORWA 자회사에 대한 투자가 쏠릴 수 있어서다. 궁극적으로 그룹 이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비은행부문의 실적 개선 지속 여부는 올해 실적 차별화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은행의 경우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세율 인상 △가산금리 내 법적비용 반영 금지 등 정책·제도 변화가 변수로 작용한다. 반면 비은행부문의 경우 △증시 호조에 따른 금투부문 실적 개선 △PF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 완화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경근 한신평 금융1실 수석연구원과 위지원 실장은 "실제 2025년 8개 은행지주사 합산 순이익 증가는 은행부문보다 금융투자부문이 주도했다"며 "은행-비은행 부문 간 성장 속도 격차가 지속될 경우 비은행 다각화 수준에 따라 실적 격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외 경기둔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은행지주사의 평균 NPL비율과 부동산PF 건전성 부담은 여전히 상존한다"며 "비은행부문 실적 개선이 자산건전성 저하 리스크를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신평은 주주가치 제고 기조 심화와 상법개정이 자본배분에 새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상법개정과 밸류업 프로그램이 맞물리면서, 은행지주사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지난해 44%까지 상승했다. 5대 지주사 중 상위 2개사의 경우 이미 50%대에 진입했다. 현재 은행지주사는 CET1비율 13% 내외 유지를 주주환원 확대의 선결 조건으로 삼고 있어 자본완충력 관리와의 충돌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저성과·비주력 자회사 투자 축소에 따른 장기 사업기반 약화 가능성 △사업다각화가 취약하거나 자회사 간 실적 편차가 큰 금융지주에서 주력 자회사(은행)에 배당부담이 집중될 가능성 △보통주 유상증자 대신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 의존 심화 등은 모니터링 요소로 꼽혔다.
해외진출 확대에 따른 자산건전성 리스크도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다. 국내은행 해외점포가 전체 자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1%, 9.8%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난해 말 1.36%를 기록해 본점 0.57% 대비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소재 점포의 NPL비율은 8%대까지 상승했다. 이에 한신평은 지주사들이 해외 점포의 자산건전성 관리도 신경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