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북미 넘어 유럽으로”…전력기기 3사, ‘친환경’ 앞세워 영토 확대

입력 2026-08-30 09:44:39 | 수정 2026-08-30 09:44:39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전력기기 3사가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내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에너지 전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기기 3사는 친환경 제품을 앞세워 시장에 나서는 한편 현지 마케팅도 강화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전력기기 3사가 유럽 시장 내 수요 확대에 맞춰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직원들이 초고압변압기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사진=효성중공업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204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여전히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유럽 매출도 늘어나면서 주요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효성중공업도 영국과 덴마크 등에서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수주를 확대했으며, LS일렉트릭도 유럽 시장 내 전력망 교체 수요를 공략하며 2분기 스페인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유럽 내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 전력망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구축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설비가 다수 남아있어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되면서 기존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고 전력을 효율적으로 송배전하기 위한 설비 투자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전력기기 업체들은 유럽을 북미와 함께 글로벌 사업 성장을 이끄는 주요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럽은 불소계 온실가스(F-gas) 규제를 강화하고 초고압 차단기에 사용되는 육불화황(SF₆) 등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친환경 전력기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72.5kV(킬로볼트)·145kV급 친환경 GIS(가스절연개폐장치)에서 420kV급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특히 420kV급 친환경 GIS는 유럽 주요 전력망의 절반 이상에 적용되는 핵심 전압대 SF₆ 프리 모델로, 유럽의 환경 규제와 전력망 고도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 역시 독자기술로 420kV SF₆ 프리 GIS를 개발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S일렉트릭도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먼저 배선용차단기(MCCB), 전자접촉기(MC), 기중차단기(ACB), 진공차단기(VCB)에 쓰이는 절연물에 ‘할로겐 프리’ 소재를 적용했다. 할로겐은 폐기 시 유독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또 SF₆를 사용하지 않는 170kV급 친환경 GIS와 사용 후 폐기되는 가스를 회수·재활용이 가능한 가스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친환경 제품 경쟁력 강화가 유럽 시장에서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 공략은 단순한 수주 지역 다변화를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친환경·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지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주요 전시회를 통해 친환경 전력기기와 차세대 전력망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현지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IGRE(국제전력망협의회) 파리 세션 2026’에 전력기기 3사가 모두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기업들은 친환경 역량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도 공개하며 기술력을 알렸다. 

이 같은 시장 공략 노력에 힘입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유럽에서 성과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 시장에서 전력망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온 가운데 유럽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전력망 현대화와 에너지 전환이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아닌 만큼 중장기적인 전력기기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