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가 3%로 상향되면서 금융권에 약 30조원의 대출 여력이 추가됐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의 대출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늘어난 대출 여력이 집단대출과 정책 지원 등에 우선 배분되는 데다 이번 총량 확대가 기존 대출 규제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가 3%로 상향되면서 금융권에 약 30조원의 대출 여력이 추가됐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의 대출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주담대 금리가 연 8%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대출금리 상승 압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별 상반기 가계대출 실적 등을 반영해 새로 늘어난 대출 여력을 차등 배분했으며, 제2금융권에 대한 배분도 다음 달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체 추가 여력 가운데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새로 공급될 수 있는 규모는 약 6조~8조원가량으로 추산되며, 나머지는 집단대출과 중금리대출, 청년층을 위한 정책성 대출 등에 우선 활용된다.
목표치를 높였더라도 이미 상당한 대출 여력을 소진한 은행들이 일반 주담대 공급을 대폭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기존 4조3400억원에서 6조9800억원으로 약 60% 확대됐다. 하지만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증가액이 지난 27일까지 6조6677억원에 달해 새 목표분의 95% 이상을 이미 채웠다. 새 목표까지 남은 여력은 3123억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이번 총량 확대는 대출 규제를 완화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용대출 한도 등 기존 규제가 유지되고 다주택자와 투기성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관리 기조도 이어진다. 총량 한도가 늘었지만 은행들이 이를 일반 주담대에 자유롭게 배분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리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들 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4.72~7.17%로, 주요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 역시 7월 3.18%로 전월보다 0.13%포인트(p)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올려 두 달 연속 인상했으며,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신현송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뒤 기준금리에 대한 금융통화위원들의 전망 중간값이 3.25%라고 밝혔다. 공개된 전망 21개 가운데 16개가 현재(3.00%)보다 높은 금리를 가르켰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초보다 대략 1.30%p 높아졌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세에 추가 금리인상 기대까지 반영될 경우 연 8%대 진입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공급 여력은 늘었지만 일반 주담대에 돌아가는 물량은 제한적인 데다 대출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부담은 당분간 커질 전망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